대다수 병원 본사업 앞두고 입원전담전문의 확보에 어려움 호소
환자군 모델 설정 통해 스페셜리티 확립·별도 전임트랙 마련 나서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전공의 특별법 실시로 인한 병원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제가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 재입원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오는 2020년 본 사업을 앞두고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에 애를 먹고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인을 입원전담전문의의 향후 직업적 전망이나 정체성에서, 병원 입장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에 대한 인건비 문제에서 찾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선행한 후 오는 2020년 1월에 본 사업을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지난 2017년 전공의 특별법에 따라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면서 부족해진 병원의 인력을 대체해 줄 방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년간 시범사업 끝에 현재 본 사업 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더욱이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한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면서 본 사업 실시는 탄력을 받게 됐다. 인하대병원 이정환 교수 연구팀이 최근 대한의학회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입원전담전문의제도 효과에 대한 비교연구' 결과,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의 입원기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를 모집 중인 대학병원의 관계자는 “상당히 괜찮은 급여로 몇 번의 채용공고를 냈으나 계속 지원자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타 다른 병원들 역시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 입원전담전문의의 모호한 정체성 △향후 직업진로에 대한 불안감 △인건비에 대한 병원의 부담감 등을 꼽는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A교수는 “거의 계약직으로 운영되는 데다가 어떤 특정한 분과 소속이라기엔 스페셜리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정체성에 혼돈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한 국내의 경우 해외의 호스피탈리스트와 달리 새로운 역할이다 보니 향후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병원의 입장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따른 높은 인건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 방안으로 김정수 인하대학교 입원의학과 교수는 먼저 입원전담전문의 만의 환자군 모델을 정할 것을 조언했다.

김정수 교수는 “의사로서 스페셜리티는 의사 스스로 돌보는 환자군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입원의학과도 입원의학과 만의 환자모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는 복합질환 환자를 입원전담전문의가 스페셜리티를 가질 수 있는 환자군 모델로 설정했다”면서 “복합질환자들은 대부분 노인이며 병상회전율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홀대받고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입원환자에 대한 장시간 케어와 함께 여러 분과를 아우르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이런 복합질환자 특히 중증복합질환자에 적합하다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환자군 모델은 병원들의 사정에 따라 다소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김정수 교수는 “진로나 신분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원의학과 교실 등을 신설해 해당 전임트랙을 마련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인하대병원은 ‘입원의학과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입원의학과 정식 교수가 될 수 있는 전임트랙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및 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중증도 분류를 통한 수가 차등을 둘 것을 그는 제안했다.

김정수 교수는 “KDRG(입원환자분류체계) 중증도 분류를 통해 입원전담전문의가 돌보게 될 수 있는 중증환자에 대한 수가 차등을 통해 대우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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