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핵심, '조정자' 역할 정해지지 않는 등 '先사업-後고민' 양상
11일, ‘부천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다직종 협력방안’ 토론회서 의견 수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6월, 야심차게 시작한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이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드러났다.

선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물론 통합돌봄의 가장 큰 특징인 유기적인 팀의료를 위한 조정자 역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지난 11일 부천시 원미구청에서 진행된 ‘부천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현을 위한 다직종 협력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조정자는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이 치료나 돌봄의 중단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케어플랜을 수립하고, 의료 및 보건을 지도하고 직역단체들의 일정 및 의견을 서로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다직종 협력이 핵심인 통합돌봄에서 중추적인 역할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천시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진행하는 부천시의사회, 약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가 모였다.

문제는 각 의약단체들이 지난달 7일 있었던 통합돌봄 선도사업 출범식 이후 처음 모인 자리라는 점이다. 때문에 토론회에서도 다직종 협력방안에 대한 진전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부천시의사회에서 통합돌봄 선도사업 TF팀장을 맡고 있는 권세광 이사는 “통합돌봄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대책위원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선도사업을 위해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방문진료 시 수가정상화는 물론 환자에 대한 안전성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들에게 방문진료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업을 위한 조정자역할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경우 지역의사회가 그 역할을 맡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지역의사회가 그정도 조직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조정자 지정을 위한 새로운 모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기적인 팀의료를 위한 조정자 지정에 대한 고민은 지난 3년간 부천시에서 방문약료를 이미 진행해왔던 약사회에서도 이어졌다.

부천시약사회 윤선희 회장은 “그동안 방문약료를 진행하면서 발견됐던 환자들의 문제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전달이 돼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오늘 발표에서도 각 직능입장에서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한 발표만 반복해서 진행됐을뿐 구체적인 협업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없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정자뿐 아니라 커뮤니티케어에서 실무를 담당할 케어매니저에 대해서도 고민이 부족하다”면서 “각 개인에 대한 상태를 상세히 알고 각 단체들이 방문하기까지 사이사이 비는 시간을 이들이 채워주고 관리해야하는데 이들을 교육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출범에 맞춰서 교육은 진행했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각 단체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자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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