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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앞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의료계 분위기는?직장 내 갑질 근절 원칙엔 '동감'·실제 적용은 '첩첩산중'…구성원간 상호 존중과 이해, 전제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오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금지를 담은 근로기준법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일선 의료기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해야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되기에는 적잖은 시행착오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의료기관들은 오는 16일부터 개정‧시행되는 근로기준법에 맞춰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해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간 합의 속에 이뤄지는 취업규칙 변경은 대부분 직장 내에서 부당한 업무 지시나 개인 신상에 대한 편향된 언급, 폭언·따돌림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접수하게 되면 의료기관의 장은 피해자 요청에 따라 근무장소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괴롭힘이 확인되면 대상자 징계와 대상자의 근무장소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같은 노사간 취업규칙 변경은 법 이행 사항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위반시 처벌기준도 함께 담겨있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직장 내 따돌림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방안인 셈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예방 캠페인’ 캐치프레이즈 당선작.

원칙은 공감, 실제 적용하기엔 ‘첩첩산중’

 개정‧시행되는 근로기준법, 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과 관련해 의료계에서는 대부분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수많은 직역과 보수적인 분위기, 공고한 위계질서 속에서 직장 내 갑질로 힘겨워하는 을이 많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법 시행을 옹호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간호사 태움 문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하는 지도전문의의 직‧간접적인 폭력, 직역 내에서의 왜곡된 선후배 문화 등이 이번 법 시행으로 인해 개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부당한 업무 지시’가 무엇인지, ‘어떤 경우가 직장 내 따돌림인지’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데 있다. 업무 책임자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업무 지시가 업무 수행자에게는 부당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업무 전달 방식, 이를테면 공개된 장소에서 잘못을 지적하고 수정하라는 업무 책임자의 언행이 대상자에게는 모욕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사간, 혹은 사용자가 규정하는 취업규칙에서는 현실적으로 이러한 세부적인 사항까지 모두 담을 수 없다. 근로자 간 괴롭힘을 ‘개인간의 문제’로 간주, 무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할려면 ‘상호간 이해’와 ‘존중’부터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한림대성심병원은 최근 원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예방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 ‘언어에 향기가득, 대화에 미소가득’ 캐치프레이즈를 공모 대상작으로 발표했다. 병원 측은 캠페인에서 예방교육을 통해 조직문화의 장기비전을 제시하고, 매월 부서 선임직원과 노동조합원이 공동 라운딩을 진행하기로 했다.

 유경호 병원장은 “구성원 상호 간 존중하는 문화 구축을 통해 폭언·폭행·성희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행복하고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해와 존중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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