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경정신醫-정신장애가족협, 안 의원 지역구에서 규탄
환자가족들도 "환자와 가족들 가슴에 대못 박았다" 사과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에게 막말하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협은 지난 3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등과 함께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오산을 방문해 안 의원 사무실 앞에서 규탄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앞서 안 의원은 경기도 오산 세교지역 초등학교 인근에 설립된 정신병원의 운영허가를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의 공청회에 참석해 병원장에게 ‘일개 의사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병원장은 3대에 걸쳐 재산을 다 털어놔야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의원이 이 정신병원의 설립 허가 및 취소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와 오산시에 압력행사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의협 측 주장이다.

이날 최대집 회장은 “안 의원은 경기 오산 4선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막말은 물론 정신질환자들에 대해 혐오와 차별, 반헌법적 행태를 보였다”며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즉각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지역민이 기피하는 시설에 대해 대변하고 강경한 발언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숙고하고 잘 논의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지역민 분위기에 편승해 의원직을 지속하려고 각종 망언을 하더니 복지부에 부당한 압력을 가해 정신병원 허가 취소까지 이끌어냈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 관련 전문가나 당사자들도 의협과 뜻을 같이하며, 이번 안 의원의 발언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석정호 보험이사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병원이 왜 산골에 있어야하는지 모르겠다. 정신질환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한다는 건 구시대적인 착오이고 편견”이라며 “안 의원의 발언은 자신의 인격을 갉아먹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중앙회장은 “정신병원이 혐오시설이라고 하는 건 정신질환자들이 혐오자라는 말인데, 이런 망발이 어디에 있나”라며 “추악한 막말로 병마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정신질환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안 의원은 사죄하고 의원직을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대집 의협회장은 국회 앞에서 안 의원을 규탄하는 1인 시위는 물론 ‘직권 남용’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을 진행했으며, 안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약 2만 4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25일 각 정당을 방문해 윤리위 제소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의사들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과 상식적인 오산 시민,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며 “안 의원을 다시는 국회에 발을 딛지 못하도록 의원직 사퇴를 이끌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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