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마커 의약품 10년동안 52배 증가…반응률·생존기간 높아져
EGFR, ALK, ROS1, BRAF, RAS 등 다양…기존 바이오마커도 항암에 효과 입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있는 주요 치료영역은 심혈관계, 면역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암 분야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편이다.

실제 약품 라벨에 바이오마커 정보가 포함된 FDA 승인 약제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08년 5건에서 불과한 약제 수는 2018년 261건으로 나타나 불과 10년 새 52배 증가했다.

암 정밀 의학으로의 큰 패러다임 변화와 더불어 유전체 연구와 기술의 발전,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의 지속적 증가라는 상황이 맞물리며 환자의 안전성을 침해하지 않고 약물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불필요한 부작용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시키고 수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시험에서 약제의 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570개 2상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바이오마커를 활용하지 않았을 때의 반응률이 6.2%였던 것에 반해 바이오마커 사용시 반응률은 29.2%로 약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임상연구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2배 향상되었고 임상개발 기간은 절반 가까이 단축됐다.

특히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암 분야 연구에 있어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발굴된 표적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는 EGFR, ALK, ROS1, BRAF (폐암), BRAF(폐암, 흑색종), HER-2(유방암, 위암), RAS(대장암), Bcr-Abl(만성골수성백혈병), C-KIT(위장관기질종양), BRCA(유방암, 난소암) 등 다양하다.

표적치료로 이어지는 바이오마커는 아직까지 일부 암 환자들에게만 해당하거나, 상당수의 암에서 검증된 바이오마커가 없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ASCO에서 기존에 알려져 있던 바이오마커를 새로운 암종에 도입해 치료 효과를 거두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재조명된 바이오마커는 BRCA 돌연변이로, 전이성 췌장암에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표적 치료제가 성공한 첫번째 연구인 POLO 임상시험이다. 유전성 유방암-난소암의 바이오마커인 생식세포 BRCA 돌연변이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약 7%에서 발견된다.

BRCA 돌연변이를 가진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인 올라파립을 투약했을 때 위약군 대비 우수한 무진행생존기간을 입증했다(7.4개월 대 3.8개월). 반응지속기간을 비교했을 때, 올라파립 치료군이 24.9개월로 위약군(3.7개월) 대비 월등한 결과가 확인됐다.

차세대 항암제로 일컫는 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PD-L1, TPS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PD-L1의 불충분한 영역을 보완할 수 있도록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 고도의 현미부수체불안정(MSI), 신생항원(neoantigen) 등 면역항암제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바이오마커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는 물론 기존에 알려져 있던 바이오마커를 새로운 암 종에 도입하여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소속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미소 교수는 “일부 폐암이나 유방암 등에서는 바이오마커로 인해 맞춤형 항암치료가 가능해지면서 획기적인 생존율의 향상을 가져왔다”며 “하지만 아직 바이오마커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암종과 환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굴과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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