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무퀘게 이대 명예 의학박사 “이대서울병원 앞선 의술과 이대 여성 인권 노력 동참”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이대와 저는 여성 및 소녀의 건강과 인권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녀 건강 나아가 여성 인권에 대해 늘 노력하고 있는 곳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드니 무퀘게 박사가 1일 이화여대 의과대학 3층 대강당에서 이대 명예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드니 무퀘게 이대 명예 의학박사

드니 무퀘게 박사는 아프리카 부룬디 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후 프랑스 앙제르 대학교에서 산부인과를 전공하고 전쟁 중 여성 건강을 위해 힘써왔다. 이에 2009년 올해의 아프리카인, 2016년 미국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 2018년 노벨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사회운동가로 판지병원을 설립하고 콩고 내전 중 무장 반란군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제2차 콩고 전쟁에서 하루 18시간 중 10회의 수술을 진행했으며, 덕분에 수만 명이 넘는 여성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었고 그의 이러한 업적이 여성 인권을 지키는 데 기여한바 있다.

이대는 1952년부터 2018년까지 총 109명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으며 드니 무퀘게 박사는 110번째 수여 대상자이다. 그동안 이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유명인으로는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2002년),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2005년),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2009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2010년), 반기문 UN 사무총장(2015년),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2018년) 등이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니 무퀘게 박사는 “전쟁은 남성들의 결정으로 벌어지지만 피해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에게 돌아간다”며 “특히 강간 등 극단적 폭력을 동반한 야만적 피해를 당한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판지병원은 내외부 생식기 재건 외과술은 물론, 누공과 장기 탈출 등 부인과 첨단 의학기술에 특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카운슬링, 인지치료, 음악치료, 무용치료와 뉴로피드백, 내러티브 노출치료, 작업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사회경제적 차원에서는 경제적 자립을 노력하고 법적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무처벌 관행에 대한 저항 운동을 격려하면서 치유의 절차를 완성하고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담은 통합적 지원 모델은 ‘원스톱 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중앙아프리카와 이라크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명예 의학박사로서 이화의료원의 건강을 위한 앞선 의술과 이대의 여성 인권을 위한 노력을 더해 발전을 이룩하고 싶은 것이 드니 무퀘게 박사의 목표다.

“보구여관 정신과 콩고 판지병원의 발전 방향은 같다”

드니 무퀘게 박사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콩고의 학생들을 초청해 앞선 훈련과 교육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의료진 교류 및 공동 연구도 진행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의료기술의 연구 협력과 분쟁 지역에서 어려움에 처한 여성 상황 분석 등 협력이 진행될 예정으로 이화의료원의 경험 공유와 지원이 판지병원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공식 개원한 이대서울병원의 최첨단 시설과 시스템을 극찬하는 동시에 한국 여성의술 132년의 역사를 가진 보구여관의 가치와 의미를 계승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드니 무퀘게 박사는 “이대는 인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집중해 그들의 고등교육을 통해 권한을 증진시키는데 긴 시간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올바른 선택이다”며 “우리도 이화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건강과 교육을 최우선 순위로 결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구여관의 정신과 우리 병원이 바라는 방향은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이대서울병원과 같은 훌륭한 새로운 병원을 원한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을 비롯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 같고, 지역 내 여성들 피해자를 위한 여성 병원을 건립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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