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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소병원 설자리가 없다
                 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지난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상급종병 및 종합병원 2·3인실과 MRI 급여화 등 잇따른 정부의 보장성 강화 시책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자 한계에 직면한 중소병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판이다.  

작금 의료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부는 국민과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 시키고 있다는 보장성 강화 정책의 순기능을 강조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정반대다.   
    
정부는 대형병원의 환자쏠림 방지를 위해 종별 및 인실별 본인부담률을 상향 조정하고, 진료회송 체계 강화 등의 다양한 제도적인 보완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병원 조차도 환자 쏠림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수익 증대 효과는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 5 대학병원을 찾는 뇌혈관질환 환자들은 CT나 MRI 등을 찍기 위해 보통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니 불만이 높아 질 수밖에 없다. 

대학병원 교수들도 넘치는 환자들로 인해 연구기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진료를 거부하면 의료법에 저촉되고, 모든 환자를 진료하자니 한계가 있다. 또한 병원 경영진도 환자 수요 및 법정 근무 시간 등을 고려해 인력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다.

특히 상당수 경증환자들의 쏠림으로 정작 대형병원에서 신속히 치료받아야 할 응급,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역으로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들은 저수가 체제에다 환자마저 줄어들면서 위기상황에 내몰리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영세한 소규모 병원들은 5억에서 10억원이 드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적정 간호인력 미확보에 따른 페널티 강화 등의 규제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오죽했으면 지역중소병원들이 정부의 영향력하에 있는 병원협회를 제처 두고 생존권 수호를 위한 별도 조직(지역중소병원협의회)을 결성해 집단시위를 도모하겠는가. 다행히도 지난주 의·정간 막후 협상으로 집회가 유보되기는 했지만 제도 개선이 담보되지 않으면 더 큰 저항을 불러 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병원협회도 가장 시급한 현안인 의료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까지 가동하고는 있지만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법 마련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작금의 병원계 위기상황을 악화시킨 주범은 정부의 우선순위가 바뀐 보장성 강화 정책에 기인한다. 문케어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전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등을 비롯한 중소병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이 고려됐어야 했다. 그나마 요 며칠사이 병의원들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기간 유예 및 의료법인 병원들의 합병을 통한 퇴출 구조 마련 등에 대한 진전된 논의는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 공급체계 안정과 의료자원의 이용 효율화를 통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빠른시일내에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혁신적인 제도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만 기자  smlee@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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