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하거나 당할 가능성 ‘가장 높은 축’에 들어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애브비가 이번에 앨러간을 인수하는 등 올 들어 제약 업계에서 대규모 M&A 거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바이오젠 등이 다음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츠의 투자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강력한 M&A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바이오젠과 유니큐어 등이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꼽혔다.

제약 업계에서는 작년 말 GSK가 항암제 개발사 테사로를 50억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올 초부터 BMS가 세엘진을 740억달러에, 릴리가 록소 온콜로지를 80억달러에, 로슈가 스파크 쎄러퓨틱스를 40억달러에, 화이자 역시 항암제 개발사 어레이 바이오파마를 140억달러에 사들인다고 발표하는 등 굵직한 거래가 잇달고 있다.

이는 가격책정에 경직성, 특허만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A의 시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 여기에는 특허 만료 블록버스터가 단기적으로 매출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서 높은 처방약가에 대한 의회 및 소비자의 반발로 성장을 위해 더 이상은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 없게 된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R&D에 대한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제약사들은 파이프라인 및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해 인수를 추구하고 있다.

유망 인수 타깃으로는 지난 12개월 동안과 마찬가지로 항암제와 유전자 치료제가 계속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무디스는 전망했으며 RBC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M&A 보다는 가치가 선호적인 소규모, 초기 단계의 강화적 거래가 대부분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다양한 업체가 인수 타깃으로 지목됐는데 대형 회사 중에서 바이오젠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작은 곳 중에선 유니큐어에 이어 바이오헤이븐, 블루프린트 메디슨, 더 메디슨 컴패니가 가장 많이 거명됐다.

유니큐어는 지난 2016년 유럽에서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 글리베라(Glybera)가 ADA결핍 중증복합성면역결핍증에 허가를 받았으나 100만달러 이상의 고가인데다가 수요도 부진해 그 다음해 바로 제품 판매 허가 갱신을 포기하며 시장에서 퇴출됐다.

그렇지만 유니큐어는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을 추진하는 등 반등을 꾀하고 있으며 최근엔 유니큐어가 매각 또는 제휴를 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고 애널리시트들은 노보 노디스크, 화이자, 사노피 등이 인수를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큐어의 주가는 올해 160%나 급등했다.

바이오젠의 경우 올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듀캐누맙이 3상 임상에서 실패하며 파이프라인을 채우기 위해 거대한 인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혹은 그 자체가 인수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도 바이오젠의 주가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실패 발표 이후 25%나 떨어져 블룸버그도 최고의 인수 대상으로 주목했다. 또한 바이오젠은 근래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나이트스타 쎄러퓨틱스도 사들였지만 블록버스터 다발경화증 치료제 덱피데라가 특허 도전에 직면한 만큼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무디스는 바이오젠을 M&A 추구에 가장 좋은 제약사로 손꼽기도 했다. 특히 22대 제약사 중에 바이오젠과 함께 암젠, BMS, 길리어드, 노보 노디스가 보유한 현금 및 투자의 양과 적정한 부채-대비-수익 비율로 인해 M&A를 실행하기에 좋은 위치인 것으로 판단된 것. 반면, 앨러간, 사노피, 마일란, 테바는 M&A의 여력이 낮거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에서 22대 제약 및 생명공학사가 보유한 현금은 총 1950억달러로 M&A 거래를 하기에 충분한 자금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을 통해 더욱 많은 자금이 이용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풍부한 자금 여력과 별도로 인기가 많은 치료 분야는 치열한 인수 경쟁에 직면할 수 있고 가치가 너무 높아 지난 2016년에 애브비가 스템센트릭스를 58억달러에 인수하고도 결국엔 손해를 봤듯이 파이프라인 단계 자산의 R&D 실패 위험성 역시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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