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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의사면허 관리 기구 필요하다!의협 중앙윤리위 변호사징계위 처럼 자율징계 권한 부여돼야
17일,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 토론회'서 전문가들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1위의 의료접근성을 자랑하지만 정확한 의료인력 수요사정, 정책개발, 기획이 불가능하고 면허 관리가 후진적인 형편입니다. 따라서 독립된 면허 기구 설립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안덕선 소장.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17일 오후에 열린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제2차 토론회’에서 독립적 면허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 수준과 바람직한 의료인 관리를 위해 독립기구를 통한 현대적인 면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 서두에서 안 소장은 2011년 K 의대에서의 성추행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K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명은 동급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했지만 이후 부실한 입학관리로 가해자 일부가 수도권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소장은 “사회적 비난 여론으로 출교 처분이 이뤄졌고 가해자들이 실형선고를 받고도 부실한 입학과정으로 두 번째 사회적 비난이 일었다”며 “이들이 졸업 후 의사 활동을 하는 데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대 학생 자격 기준이 엄격해야 하는 이유로 ▲일반 대학생과 다른 사회적 시각 ▲학생신분으로 환자 접촉과 감독 하 의료 시작 ▲문제 학생이 후일 문제 의사가 될 가능성을 들었다. 의대생이 의사와 동일한 규제대상이라는 취지다.

안 소장은 “의사들은 영업사원 대리수술, 성추행 등을 일으킨 나쁜 의사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며 “우리나라의 시대착오적 의사 면허 관리로 의사협회에 비난이 쏟아지고 의사 단체적 이미지 손상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 선진국인 영국의 경우 의대 입학과 동시에 의료수준 교육이 이뤄지고 의과대학생이 면허기구에 등록되며 전문직업성이 부적합할 경우 졸업이 불가능하다. 또한 면허기구와 의과대학협회의 공조 체계와 문제 학생 대처 지침과 학생용 기준집이 구축돼 있다.

현재 대한민국도 현대적 의사 면허관리 방법으로 ▲모든 의료관련 불만과 소원 접수 창구 일원화 ▲불만과 소원에 대한 면허 기구의 심사 ▲수준 이하 의료, 비윤리적 의사에 대한 전문적 처리 ▲추후 예방 방지를 위한 조치 ▲면허기구 내 징계를 위한 1심 기능의 윤리 법정 ▲재교육, 경고, 벌금, 면허정지, 면허 영구박탈 실시가 논의되는 중이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는 서양의 길드 같은 중개기구가 없었던 탓에 중개기구가 할 만한 일을 정부기가구 하고 있다”며 “면허기구가 신설되면 의사 자율규제 기제로 사회적 신뢰가 생기고 사무장 병원과 불필요한 재판의 사회적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면허관리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 첫 번째 발표에 이어 임기영 아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면허 관리 선진화를 위한 중앙윤리위원회 및 전문가평가제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임기영 교수.

임 교수도 “1년에 수 천건 이상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불평과 보고를 모두 처리하기 위해서는 전문 면허관리기구가 필요하다”며 “면허관리기구의 중재가 있다면 이들 중 대부분은 쉽게 해결될 사안들”이라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면허관리 기구인 CPSO에서 접수된 불평 3523건을 담당한다. 이중 43%가 문제 없이 넘어가고 29%가 조기 해결된다.

임 교수는 “현재 유일하게 면허 관리 기능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는 중앙윤리위원회의 경우 전체 불평 및 보고의 2~3% 정도 처리만으로도 업무가 과중한 상태”라며 “윤리위원회의 규정이나 조직 등에 여러 문제가 있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업무처리가 되지 않고 있으며 새로 생기는 전문가평가제와의 관계도 분명하지 않으며 향후 이로 인한 혼란과 갈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앙윤리위원회의 최고 징계 권한은 회원 자격정지 3년이다. 위반금을 50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지만 징수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앙윤리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임 교수는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경우 피드백이 거의 없고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윤위가 개입하거나 못하거나 안 하는 문제가 있다”며 “징계 대상자가 반발하거나 비협조적일 때 징계 절차를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박형욱 법제이사

이날 토론회에서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는 ‘변호사 징계절차를 통해 본 자율규제의 방법과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박 이사는 “변호사의 경우 징계위원회가 2중 구조를 띠고 있는데 의사협회에 비해 변호사 협회에는 상당히 많은 자율성이 위임됐다”며 “변호사 징계의 계층적 구조처럼 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의 최종적 권한을 유지하되 법의 위임하에 의사협회 또는 독립적 기구의 자율징계 절차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설치를 다룬 변호사법 제92조는 변호사의 징계를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할 수 있고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에 각각 변호사징계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96조는 법무부징계위원회가 변협징계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의사에 의한 독립기구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에 대해 박 이사는 “의사의 품위 손상행위의 상당부분은 전문적 판단을 요한다”며 “예를 들어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진료행위라든가 거짓 또는 과장하여 정보를 제고하는 행위를 국가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hyc@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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