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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보건소 진료시간 확대 법안은 시대 흐름 역행!’해당 분야 전문의 부족한 보건소, 진료기능 불안정 초래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보건소의 진료시간을 확대하는 국회 법안에 의료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보건소 진료기능이 축소돼야 한다는 데 중론이 모아지는 와중에 진료시간 확대 방안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국회

앞서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 등 10인은 보건소 진료시간을 확대하는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2일 발의했다. 보건소에서 주 1회 이상 야간 진료 및 월 1회 이상 토요일 오전 진료를 실시하도록 해 보건소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에 따르면 보건소는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 1회 이상 18시부터 20시까지의 야간 진료를 해야 하고, 월 1회 이상 토요일 9시부터 13시까지의 오전 진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계는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방향성 측면에서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중현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 회장은 “예를 들어 호르몬, 초음파 등 다양한 산전검사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해야 하는데 일반의는 임상경험이 부족할 수 있어 의료 빈틈이 노출될 수 있다”며 “의료장비가 부족한 보건소에서 응급조치가 필요한 경우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전국의 보건소 공중보건의사 중 산부인과의는 10명 정도다.

이어 조 회장은 “이제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의 역할은 진료보다는 보건사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지역 보건사업이 실제적 효용성을 띨 수 있으려면 기획단계에서 의사가 참여해야 하고 필요도가 덜한 진료기능은 축소하는 게 맞다”고 피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도 ‘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 인력현황’을 살펴보면 재직 중인 의사 1357명 중 공중보건의사(모두 남성)는 1303명으로 96%에 달하고, 치과의사는 199명 중 196명이 공중보건의사로 98%에 해당한다. 한의사는 재직 709명 중 707명인 99%가 공중보건의사다.

보건소 진료시간 확대는 전반적인 공공보건의료 증진에도 부합하지 않는 정책이라는 여론도 높다. 의료정책연구소가 2017년 발표한 ‘공중보건의사 업무의 적절성과 발전적 방향의 검토 연구’에 따르면 조사결과 보건소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의 63.6%는 근무기관(보건소)의 일차진료 업무수행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반경 5Km 이내 의원이 존재할 경우 공중보건의사 중 39.9%인 283명이 일차진료 업무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고, 반경 5Km 이내 병원 존재할 경우 공중보건의사 중 43.1%인 188명이 일차진료 업무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공중보건의사 업무의 적절성과 발전적 방향의 검토 연구’ 필진들은 ▲공중보건의사 배치 기관 다수(보건소)의 높은 의료접근성 ▲민간의료기관에 의한 공중보건의사 업무의 높은 대체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일차진료에 업무가 집중된 상황이 보건의료 제공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배치기관 주변에 병의원이 충분히 존재하고 기관 이용자들의 기관 선택 이유가 주로 경제적인 이유라면, 지역민들에게 민간의료기관 진료비용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방안 등을 보완적으로 마련해 공중보건의사의 일차진료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사협회도 마찬가지로 신 의원의 법안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종혁 대변인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국민들이 진료를 잘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법안을 발의했을 것“이라면서도 “보건소가 주간 진료기능도 안정적이지 않은데 연장 진료를 강제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실효적인 방안을 해결방안을 의료계와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신보라 의원실은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출산과 같은 부담스런 의료행위를 보건소에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건소 운영시간 확대는 서초 모자보건지소의 사례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워킹맘이 퇴근 후에도 접종을 받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윤창 기자  hyc@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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