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축적된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 '세계 최대'…데이터 접근성 높여 사용 성과 '최적화'가 과제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데이터의 접근성을 확대해서 젊은 학자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합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예방의학회·연세대 보건대학원이 주최한 ‘2019년 제1회 공동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코호트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보율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코호트 연구(Cohort study)는 유의미한 기준에 따라 분류한 집단을 장기간에 걸쳐 추적해 요인과 질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연구 방법이다. 대한민국의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건강보험 검진자로 구성돼 있으며, 25년 동안의 의료 이용 자료들이 수집돼 관리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코호트 연구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관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한번 코호트를 구축해 역학 자료들이 확보되면 다양한 질병과 건강 문제에 대한 발생 양상과 위험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발표 첫 순서를 맡은 백종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조정협력센터 부연구위원은 대한민국의 건강검진 코호트 구축 현황과 주요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한국인 암예방 연구(KCPS)는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의 건강진단 자료(1992~1999)를 건강보험 빅데이터, 통계청 자료와 연계해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최장 24년간 질병발생·사망여부 등을 추적한 프로젝트다. 대상자만 무려 238만 4045명에 달한다.

백 부연구위원은 “구축된 코호트를 근거로 국가차원에서 질환을 관리하고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등 보건의료정책 연구의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인 ‘난치성 대사증후군 연구’는 ‘한국인 암 예방연구’ 자료의 제한점을 보완하고자 전국 민간 종합검진센터 검진자료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연계한 것이다. 대사증후군의 예방 및 관리 대책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을 뒀다. 연구를 통해 위험요인과 이로 이한 의료비를 분석했다.

백 부연구위원은 “두 프로젝트로 흡연 관련 역학 연구, 뇌졸중 예측모형 개발, 심장병 예측모형 개발 등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어 심포지엄에서는 김연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실장이 ‘건강검진 코호트의 향후 활용방안’ 발표를 통해 건강이 생물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생활습관·환경 등 복합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호트 연구에 기반한 흡연과 사망위험의 상관관계, 흡연과 뇌졸중의 소득 불평등 연구 등을 소개했다.

오후 4시부터는 좌장 최보율 이사장을 필두로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등이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패널 참가자들은 데이터 활용 여지가 넓어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연구진이 25년간 공동연구를 이끌어오면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을 많이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사용자를 어떻게 하면 더 넓히고 성과를 최적화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말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데이터의 접근성을 확대해서 젊은 학자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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