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기본료 중단 논의 등 건정심 속 '의협 패싱' 현상 우려

김동석 대개협 회장(왼쪽에서 네번째), 좌훈정 대개협 보험부회장(왼쪽에서 6번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의결과정에서 발생 중인 '의협 패싱' 현상을 우려하고 나섰다.

의협의 건정심 탈퇴 이후 의사 단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건보정책이 논의되는 현상이 회원들의 권익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의 건정심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는 지난 26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우선 건정심 탈퇴에 대한 의협의 결정을 일단 존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5월 수가협상에 불만을 표시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김동석 회장(사진)은 "대개협은 의협의 탈퇴와 대화단절에 대해 적극 지지하며, 지금까지 개원의들의 입장과 힘든 상황을 잘 표현했다고 본다"며 "윤일규 의원이 건정심 구조개혁 법안 발의를 최근 하는 등 최대집 집행부의 (건정심) 탈퇴가 낳은 성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개협은 최근 건정심의 의결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의협 패싱' 현상을 우려하고 나섰다. 지난 4월 건정심에서 한의과의 전문의 가산 포함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경과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2일 건정심은 1인실 기본료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복지부는 아동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1년 유예했지만 단순 시행만 늦춰진 상태다.

김동석 회장은 "신경과의사회의 제보로 한의과의 요양병원 가산 포함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며 "건정심에서 개원의 대표는 의협뿐이었는데 탈퇴를 선언한 후 의협의 관여가 사라진 이상 개원의들에게 불리한 법안이 통과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의 '적정수가 보장' 입장 고수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적정수가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고 건정심 복귀에 대한 출구 전략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김동석 회장은 "(건정심) 탈퇴 당시 적정수가의 의지가 없다, 건정심의 신뢰가 없다는게 이유였는데 어디까지를 적정수가로 볼것인가, 신뢰는 어느정도로 회복되어야 복귀할 것인가 등에 대한 척도가 없었다"면서 "당시 건정심 복귀에 대한 출구 전략 또한 부재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해 회원들에게 정보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협의 정무적 판단을 존중하나, 직원이라도 가서 배석하고 무엇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며 "의협의 건정심 복귀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좌훈정 대개협 보험부회장은 "우리 의사단체가 건정심을 불참한 동안 건정심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우리를 '패싱'해서 건보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며 "한방 추나 급여화에 대해서도 항의를 하니 오히려 우리에게 건정심에 반대의견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등 의협의 불참을 이용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건정심 재참여는 의협과 의사들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의협의 전장이 장외에서 건정심이라는 장내로 바뀌는 것 뿐"이라면서 "새로운 전장에서 싸워야한다. 의협이 건정심을 참여하면 대개협에선 어떤 식으로든지 돕겠다"고 의협의 건정심 복귀 촉구에 힘을 보탰다.

한편 대개협은 이날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정부에 요구했다.

김동석 회장은 "개원의는 환자가 없고 규제만 늘어가는 반면, 대학병원은 환자가 10000명을 돌파하고 의사들이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3차병원이 중환자를 진료하는 본연의 모습을 찾고, 경증질환은 1차진료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전달체계가 개편되지 않으면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의협과 복지부가 머리를 맞대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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