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의약품이 없는 상황에서 적응증 삭제는 성급한 결정
신경과의사회·노인신경의학회 성명서 발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의료계가 도네페질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에 대한 식약처 발표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노인신경의학회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9일 도네페질(상품명 아리셉트) 성분에 대한 임상 재평가를 통해 혈관성 치매 적응증을 삭제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철회를 요구한고 밝혔다.

이들 학회는 “혈관성치매의 “유일한 치료제”인 도네페질의 처방을 막아버리는 것은, 치매 진단과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을 뿐 아니라, 치매 환자에게 최소한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 학회는 2003년 10월 Stroke지에 게재된 307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도네페질은 혈관성 치매에 효과적이고 잘 견딜 수 있는 치료제이며, 혈관성 치매 상태를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결론냈으며, 2003년 8월 Neurology지에 게재된 308 연구(Donepezil in vascular dementia)에서도, 연구진들은 "도네페질 치료군에서는 위약군 대비 인지기능과 전반적인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나타냈다"고 결론 내린바 있다고 설명했다.

도네페질은 대한민국의 혈관성 치매 환자들에게 처방되어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었던 상황에서, 최근 도네페질의 국내 임상시험에서 전반적인 기능의 개선에 대한 목적은 충족됐지만 인지기능 개선에 대한 일관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약처에서 혈관성치매에 대한 적응증 삭제는 문제가 있다는 것.

이들 학회는 식약처의 재평가에서, CIBIC-plus로 측정된 전반적 기능이 개선됐고, 이차결과변수인 MMSE 에서 인지기능개선에 효과를 입증하였으나 일차변수인 ADAS-cog 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아 적응증에서 제외된 것은 대체 약제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다소 성급한 처사였다고 밝혔다.

이들 학회는 “향후 의료현장에서는 혈관성 치매군에서 좀 더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위해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 코드를 변경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것은 전체 치매 분류의편향된 통계로 인하여 향후 개발할 수 있는 치매 치료법이나, 국가 치매정책의 방향설정에 오류를 범하게 됨을 심각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노인신경의학회에서는 “정부가 진정으로 치매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원한다면, 치매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 치료가 가능해지도록 이번 식약처의 결정을 다시 숙고해야 한다”며 “불합리한 치매약제 급여 정책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적극적 대응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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