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사바 독주에 렌비마 조용한 도전…면역항암제 옵디보도 간암 시장 '도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간암은 간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원발성의 악성 종양을 통칭한다. 그 중 간세포에서 기원한 ‘간세포성암’의 비율이 약 77%, 담도암이 16%, 그 외의 암종은 드물어, 간암은 대부분 간세포성암으로 볼 수 있다.

간세포성암의 주요 원인은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간경변증, 알코올 간질환 등이다.

간암은 흔히 ‘침묵의 암살자’라 불린다. 간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진행된 단계인 경우가 많다. 초기 간암의 5년 생존율은 50% 이상이지만, 전이가 시작되면 10% 대로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그 조사망률은 전체 연령대에서 2위지만 생산활동 연령층에서 1위이며, 경제적 부담이 1위인 암이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부담은 2010년 총 약 3조 4000억원로서 모든 암 중 1위를 차지하였고, 2000년 약 2조 3000억원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높은 사회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간암에 대한 연구는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간암은 대부분 수술이나 조직검사 없이 치료하기 때문에 조직 샘플을 얻기가 쉽지 않고, 만성간염이나 간경변 동반 등 고려해야 할 임상 데이터가 다른 암종에 비해 많아 임상 연구가 쉽지 않다.

또한 간암은 동반질환인 만성 간염과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조기에 주위 혈관을 침법하여 급격하게 진행되는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으로 치료 난이도가 매우 높다.

간세포성암의 치료는 ▲간절제 혹은 간이식 수술, ▲국소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 및 기타 경동맥 치료, ▲방사선 치료, ▲전신치료 등이 시행된다.. 전신치료는 림프절, 폐 등의 간 외 전이가 있어 국소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복합항암요법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화학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은 10% 미만이라고 알려졌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증거는 없었다.

이후 간세포성암이 고도의 혈관성 종양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와 같이 VEGFR(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이는 진행·전이성 간암에서의 치료대안이 됐다.

◆ 간암 환자 생존기간 연장효과 확인한 최초의 간암 표적치료제 ‘넥사바’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는 국내 간세포암 환자들의 실제 임상 진료 환경에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대규모 임상시험과 오랜 국내 처방 경험 등을 토대로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정리한 2018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높은 근거수준(A)과 강한 권고등급을 받았다.

넥사바는 전세계 602명의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SHARP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1년차 생존율을 44%까지 높였으며(위약 33%),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또한, 아시아(한국, 중국, 대만) 환자 만을 대상으로 한 AP(Asia-Pacific) 연구와 전체 임상대상 환자 대비 아시아인의 수가 44% 가량의 비율로 참여한 대규모 임상데이터 GIDEON 연구에서도 전체 생존기간의 유의한 연장을 입증했다.

◆ 10년 만에 새로이 등장한 1차 치료제 ‘렌비마’, 개선된 반응률로 기대

10년 만에 새 1차 치료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가 등장했다. 렌비마는 유일하게 넥사바와 비교해 전체 생존기간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한 치료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이어 우리나라에 2018년 8월 29일 절제불가능한 간세포성암의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승인을 받았다.

렌비마는 간세포성암에서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FGFR) 1-4를 비롯해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및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유전자, KIT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최초의 type V 다중키나아제 억제제로 보다 강력한 항암 효과를 지닌다.

렌비마 임상 REFLECT 연구결과에 따르면, 렌비마의 전체 생존기간은 13.6개월로, 소라페닙 12.3개월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으며, PFS, TTP 등의 2차 평가변수에 대해서는 모두 2배 이상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임상에 성공한 모든 간세포성암 전신치료제중 유일하게 위약이 아닌 표준요법과 1대1 3상 임상을 통해 임상적 유익성을 입증한 약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렌비마는 41%라는 높은 반응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10%대의 간암 치료 반응률을 3배 이상 끌어올린 것이다. 진행성 간세포성암에서 mRECIST 평가를 통한 객관적 반응률은 OS의 향상과 연관이 있으며, 또한 높은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잠재적으로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2차 치료제 ‘스티바가’, 넥사바와 연속치료로 생존율 개선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가 출시되면서 간세포암 전신 항암 요법은 연속치료를 통한 OS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스티바가는 현재 국내에서 넥사바 사용 이후에도 간세포암이 진행한 환자에서 2차 치료제로써 사용할 수 있다.

넥사바-스티바가 연속 옵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도 2년 이상 삶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3상 임상인 RESORCE 연구 결과 이후 진행된 탐색적 하위그룹 분석 결과 1차 치료제로서 넥사바를 투여한 후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를 연속적으로 투여한 군에서 전체 생존기간의 중앙값이 26개월, 1년 생존율은 82%로 나타나 간암 치료의 목표인 생존의 유의한 연장 및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바가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확인 됐다. 넥사바로 1차 전신 치료를 수행한 이후 질병이 진행된 한국인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스티바가를 투여한 리얼월드 연구 결과, 넥사바 치료 후 2차로 스티바가 치료를 받은 한국인 간세포암 환자 가운데 51%를 넘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은 2년에 도달했으며, 이는 글로벌 ‘RESORCE’ 연구 결과와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스티바가의 등장으로 넥사바-스티바가 연속요법 사용 시 치료효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환자의 생존율 개선을 위해 TKI 연속요법 도입시기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 지고 있다.

◆ ‘옵디보’, 면역관문억제제 최초 간암 1차치료 시장 진입 가능할까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간암에서도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가운데, 니볼루맙, 카보잔티닙, 라무시루맙 등이 간암 치료제로의 진입을 엿보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8 간세포암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새로운 치료제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 중 1차 치료제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이미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면역관문억제제로서 환자 T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에 결합해 억제된 암세포 살상 기능을 회복시키는 정맥주사용 재조합 사람 IgG4 단클론항체 PD-1 억제제이다.

최근 발표된 진행성 간세포암종에서의 니볼루맙 1/2상의 무대조 다국적 임상시험 대상은 조직학적으로 확진되고, Child-Pugh 점수 6점 이하(dose-escalation 7점 이하)이며 전신수행능력 ECOG 0-1인 간세포암종 환자로서 B형간염이 원인인 경우 혈청 HBV DNA는 100 IU/mL 미만이었다.

본 연구의 하위그룹 분석을 보면, 145명의 이전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하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소라페닙 실패 132명, 부작용으로 중단 12명)에서 2주 간격으로 3 mg/kg의 용량으로 니볼루맙이 정맥투여되었고, 일차 목표는 객관적 반응률, 이차 목표는 전체생존율과 질환조절률 등이었다.

객관적 반응률은 20%였고, 중앙반응 지속기간 9.9개월, 12개월 생존율 60%였으며, 3/4 등급의 이상 반응으로 피로감, 소양감, 발진, 설사 등이 2% 이하에서 나타났다.

미국 식약청은 CheckMate 040 무작위 1/2상 결과만으로 소라페닙 치료 후 2차 치료제로서 니볼루맵 사용을 조건부 신속승인해 현재 국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나 2차 치료제로서의 최종 승인은 1차 치료제로서 니볼루맙 효과를 검증하는 3상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연구 CheckMate 459 결과가 나오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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