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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질환 방어체계 관리법안 필수적”대한신장학회, 우리나라 말기신부전 관리제도 전무…예방·관리 위해 체계적 틀 마련 절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신장투석 전문가들이 말기신부전을 예방 가능할 수 있는 단계적 방어체계인 ‘만성신질환 관리법안’이 필요하다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9만여명의 환자가 연간 2조원의 의료비를 지출하면서 투석치료를 받지만 정작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제도가 없어 여전히 전문적인 치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김연수·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는 23일 오전 11시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KSN 2019 국제학회를 개최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왼쪽부터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 이영기 투석이사, 김연수 이사장, 이정표 부총무이사, 류동열 등록이사

 김연수 이사장은 “이미 해외 각국에서는 혈액투석과 관련 인공신장실의 인력·시설·운영에 대한 설치기준을 가지고 있거나 인증의 형태로 질 관리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적인 틀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5차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보고’에 따르면 평가대상 기간 799곳 중 23.7%에 해당하는 189개 기간에는 혈액투석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경우도 95개 평가대상 기관 중 58곳(61%)이 혈액투석 전문의 없이 투석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이사장은 “인공신장실의 C형 간염 집단 발병이나 투석환자의 요독성 혼수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비전문가 진료가 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귀결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신장학회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통해 말기신부전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지침을 권고하고, 준수 여부를 평가함으로써 자율적인 인공신장실의 질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점이 있다는 것.

 4차에 걸친 전국 인증평가를 진행해 온 학회 투석위원회 이사 이영기 교수(한림의대 신장내과)는 “인공신장실 인증평가가 국내 투석치료의 표준화에 기여해왔지만 학회의 권고와 인증에 대한 각 기관의 자발적인 참여로는, 안전한 투석치료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실제 제4차 인증평가의 대상이었던 578개 기관 중 163개(28%) 기관만이 참여, 말기신부전 환자 수(2010년 5만8232명에서 2015년 7만9423명)와 전체 보건 의료비용(2010년 1조3000억원에서 2015년 1조9000억원)이 급증한 사실만 보더라도 말기신부전 치료에 대한 제도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시간적 손실, 실직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말기신부전의 예방, 관리 및 연구 등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이사장은 “학회에서 말기신부전 환자등록과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주관하면서 많은 성과를 보인 반면 각 기관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는 사업의 한계를 절감한다”며 “이에 지난해 12월부터 ‘말기신부전 관리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TFT를 꾸려 활동 중”이라고 언급했다.

◆만성신부전 환자 교육·상담 수가 현실화 추진=아울러 신장학회는 만성신부전 환자 교육·상담에 대한 수가 및 급여 인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작업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까다로운 급여 인정 기준으로 교육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인건비가 수가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병원급에서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이사장은 “조기에 신장질환 전문가의 교육 및 상담을 받고 투석을 시작한 환자들이 투석이후 경과가 더 좋고, 환자별 치료 비용도 적게 든다”며, “학회 산하 ‘말기신부전 환자의 치료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캠페인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 교육 캠페인 사업팀장인 김세중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도 “투석 치료의 주체로서 환자가 투석 방법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함께하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려면, 질병과 치료과정에 대한 환자의 충분한 이해가 선행돼야한다. 이를 위해 만성신부전 단계별 교육이 반복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학회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교육 자료를 만드는 캠페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다음 단계로 실제 진료 여건에서 교육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상담에 대한 수가 및 급여 인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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