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한의협 1차수가협상서 'SGR, 통계자료 등 공단 측 자료공유 부족'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병원협회가 보장성 강화로 인해 병원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료수익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설 등 의료비용 역시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적정수가를 위해서는 진료비 변동 차이를 기준으로 유형별 수가 인상률을 추계하는 SGR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측부터 송재찬 수가협상단장, 한의협 김경호 부회장 ,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지난 22일 오후 원주에 있는 공단 본부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병협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협상을 마친 후 기자단과 만나서 “협상에서는 실질적으로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면서 병원들의 의료수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꾸준히 제공받기 위해서는 투자가 발전적으로 이뤄져야하는데 수가로 보전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병원계의 의견도 전달했다”고 알렸다.

실제 병협에 따르면 국공립병원 위주로 43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의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수익이 7% 증가했지만 진료비용 또한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찬 단장은 “이런 상황에서 기존 SGR모형으로는 병원계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단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하고 개선의지도 있지만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차협상인만큼 병원계의 입장을 충분히 잘 설명했다. SGR모형같은 수가협상의 틀과 같은 불가피한 측면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면서 “상호간에 이해는 했는데 요구하는 것들에서는 일부 이견이 있어, 향후 그런점을 더 협의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대한한의사협회와의 수가협상 테이블에서도 SGR모형에 대한 개선요구는 이어졌다. 한의협 김경호 부회장은 협의 이후 기자들에게 SGR 모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지적하고 동등한 입장에서의 협상을 요구했다. 공급자도 국민의 한사람이고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한 축인 만큼 공단측의 충실한 자료공유가 뒷받침 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SGR모형을 당장에 바꿀수 없다면 최근 몇년간을 어떻게 가중치를 적용하는지 오픈해야하는데 (공단에서는) 숨기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쉽지않다”면서 “공급자도 국민의 한 부분이고 건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협의하려고 하니 어떻게 주장하는 것이 유리한지, 뭘 주장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통계를 공단이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통계를 구해서 냈더니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통계랑 다르다고 했다”면서 “수가협상을 ‘협상’이라고 할수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오픈가능한 통계는 오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강청희 단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재정소위에서 결정된 SGR산출 기준년도를 예년과 같이 누적 12년 자료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연구용역에 사용되는 변수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면서 “다만 한의협측에서 원하는 순위공개는 원활한 협상 진행을 위해 불가능한 점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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