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호 교수 “담도 육안 확인+쇄석술까지"…건보 적용 통해 활용폭 넓혀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공포의 질환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담도와 췌장암. 초기에 찾아서 자르는 것 말고는 현재까지도 '노답'으로 조기진단에 집중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현실이다.

담도암이 발생하는 담도의 크기 자체도 작을뿐더러, 담도는 인체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정확한 진단과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문종호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

하지만 병변 부위까지 직접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의 ‘SpyGlass DS’가 새로운 혁신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활용이 극대화되기 위한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내 내시경 분야 권위자인 문종호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15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3D 영상을 통해 직접 담도를 확인해 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일명, ‘눈 달린 담도췌장경’으로 췌장 및 담도 질환의 치료를 위한 의사들의 꿈이 현실화 되고 있다. 등장부터 센세이셔널 했다”고 밝혔다.

SpyGlass DS는 간관을 포함한 췌담관계의 내시경 시술을 진행하는 동안에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로 전송해, 담췌관 및 병변을 직접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직접적인 시각화를 가능하게 하는 일회용 담도췌장경이다.

문 교수는 “현재 담도를 확인하기 위한 모자내시경은 있지만 의사가 두 명이 활용되고 제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리비만 최소 3,000~4,000만원이 깨진다”며 “결국 내시경역행성췌담관 조영술(ERCP)이 주로 이용됐다. ERCP는 조영제 투여 후 췌관과 담도의 형태 변화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진단을 내리는 그림자를 보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SpyGlass DS는 X-ray 하 조영을 통한 방사선 투시영상 만으로는 접근과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담석과 췌담관 협착의 원인 진단 및 치료에 용이하며, 병변 부위까지 직접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시술을 할 수 있어 치료 결정 범위를 확대하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종호 교수는 “전문가들은 흔히 ‘부동산 싸움’이라는 표현을 쓴다”며 “굉장히 가는 담관을 확인하며 기능적으로도 활용을 다방면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연히 작을수록 유리하다.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진단뿐 아니라 난치성 담석 제거를 위한 레이저 쇄석술 등의 치료도 실시할 수 있으며, 특히 췌담도경을 통한 조직검사의 정확도는 거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에서 나타나는 신생혈관 같은 특징적인 소견이 있다면 별도 조직검사 없이도 췌담관에 삽입된 내시경을 통해 병변의 이미지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 후 바로 진단할 수도 있다.

기존 제품보다 안정된 시술 환경과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고화질의 디지털 시각 영상이 제공 가능하게 됐다. 또한 재사용 내시경과 달리 수리, 부품 교환 및 살균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이 적고 적게 들고 2차 감염에 대한 위험 부담 없이 안전한 사용을 할 수 있다.

"환자에게 1원도 못받는 셈, 건보 해결책 절실"

탁월한 기술이 환자들을 위해 큰 혜택을 주고 있지만 급여 문제는 하나의 벽이 되고 있다. 문종호 교수도 “300여 케이스 정도 진행했는데, 환자에게 1원도 못 받고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재료가 행위료에 포함돼 있어 행위를 한 전문의 또는 의료기관이 SpyDS에 비용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인데,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암을 정확히 진단을 해야 하는 의사와 병원의 경영자의 고민이 충돌하는 것이다. 문 교수는 “시장성을 떠나더라도 제한적으로라도 필요한 환자들이 꼭 사용할 수 있도록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술의 발전, 해상도와 워킹채널 확대 기대

인터뷰를 마치며 추후 제품의 기대되는 업그레이드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직전 제품 대비 화질이 또 한 번 업그레이드 된 SpyGlass DS2의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유럽학회에서의 사용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버전도 역시 해상도가 더 좋아질 것이다. 동시에 같은 크기의 칩으로 성능을 올리며 남는 스페이스를 활용해 워킹채널을 늘릴 수 있다면 다양한 악세서리가 쓰이게 되고 시술의 아이디어가 폭넓어질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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