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의료로봇 등 광범위 연구 개발, 2년 새 기술이전 2건 및 40여 편 SCI 논문 발표 성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가천대 길병원 의료기기 R&D센터가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며 빠르게 임상에 적용하는 중계 연구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의료기기 R&D센터(센터장 김광기)는 각 임상 전문의들과 공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펼쳐지고 있다. 연구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걸맞은 첨단 분야가 주를 이룬다.

임상 전문의와 공학자들의 협업과 노력은 수많은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2년 사이 기술이전 2건, 총 40여 편에 달하는 SCI급 논문이 발표됐다. 전문의들이 갖고 있던 R&D에 대한 갈증을 우수한 연구 역량으로 해소시킨 결과다.

또한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폭넓은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협력 기관은 복지부·식약처·산업부 같은 정부 기관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 그리고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기관과도 밀접한 협력 연구 관계를 이루고 있다.

김광기 센터장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과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내 의료기기의 발전이 미비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센터 설립 후 지난 2년 간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의료진이라면 누구라도 센터 소속 연구진과 소통하며 연구해 임상적용이 가능한 결과물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나온 결과물들이 기술이전, 우수 학술지 내 논문 게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우수한 결과물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기기 R&D센터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딥러닝 영상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기술은 CT나 MRI 등 의료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을 판독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CT 영상을 바탕으로 근감소증을 자동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CT 영상으로 피하 및 내장 지방의 영역을 분할해 복부 비만을 평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의료기기 R&D센터는 CT 영상 속 근육량까지 검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감소증까지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현재 검증단계에 있다.

이외에도 간암·유방암·녹내장·사시·척추 측만증 등 다양한 질병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는 영상 데이터의 질뿐 아니라 갯수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기기 R&D센터는 길병원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 아산병원, 이대병원 등 많은 임상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김광기 센터장은 “수많은 영상 데이터들의 공통된 특성을 발견하고 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유사한 데이터에서 질병의 유무 여부 및 예측 등을 하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한 의료 영상 분석 기술의 정확성이 향상되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물론 외과, 내과, 안과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R&D센터는 최소침습이 가능한 싱글포트 로봇도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신체 내 작은 구멍 하나로도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산업부 지원으로 개발 중이다. 싱글포트 로봇은 의료진의 팔을 대신해 수mm 정도의 미세하고 정교하게 움직이며 수술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전임상 시범 운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됐다.

이번 싱글포트 로봇이 개발되면 미세한 혈관이나 신경과 같은 부분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환자는 복부 절개와 같은 외과적 수술 대신 작은 구멍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해, 부작용 감소와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또한 재활분야 로봇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어깨, 팔 등의 사고 및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으로 중소기업 등의 도움으로 개발되고 있다.

김광기 센터장은 “3D프린터 등을 이용해 의료진이 원하는 제품들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 하고 있다”며 “소속 전문의들과 자주 소통하며 아이디어만 있으면 임상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임상적용이 가능한 많은 결과물들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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