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당뇨학회 춘계학술대회 ‘Insurance coverage issue’ 세션 논의
미국 등 선진국 계열별 병용급여 ‘당연’. 대한임상병리학회 연구보고서도 ‘문제 없음’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환자 치료를 위해서나 의사 처방을 위해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여러 사정으로 3년째 표류하고 있는 ‘SGLT-2와 DPP-4간 계열별 병용급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모색된다. 오는 11일 09시~10:40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Room 1에서 열리는 제32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의 ‘Insurance coverage issue’ 세션에서 이다. 최근 거론되는 당뇨병약제의 허가 기준과 보험급여 적용에 따른 논쟁에 대해, 임상약리학 전문가의 해석과 관점을 듣고 증거바탕의 찬반토론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SGLT-2억제제만 병용급여 핸디캡 ‘환자·의사 모두 피해자’

문제의 핵심은 ‘SGLT-2와 DPP-4간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에 있다. SGLT-2억제제는 비만,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해 혈당조절은 기본이고, 혈압, 체중감소 효과까지 밝혀진 가장 최신 약물이다. TZD(치아졸리딘디온), DPP-4억제제 포함 다양한 당뇨병치료제와 병용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품목이다.

그런데 병용처방에 제한이 많다. 당뇨병 치료는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2제나, 3제 이상 여러 치료제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대부분 약제들은 계열간 급여적용이 되고 있는 반면, SGLT-2억제제와 DPP-4 억제제 조합의 경우 아직 급여 적용이 안되고 있고 병용 허가된 일부 성분끼리만 인정 비급여가 가능하다. 동일 계열 내에서도 허가사항에 따라 병용 가능한 약물에 차이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DPP-4억제제인 자누비아를 사용하다 SGLT-2억제제를 바로 병용 사용할 수 있지만 DPP-4억제제 제미글로를 사용하던 환자는 SGLT-2 억제제와 병용을 위해 다른 DPP-4억제제인 자누비아로 어쩔 수 없이 스위칭 해야하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된다. 후자인 제미글로는 SGLT-2 억제제와 병용 허가를 받지 않아 이러한 처방을 내리게 되면 삭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의사 입장에서는 SGLT-2 억제제 사용환자에 대한 병용처방을 위해선 처방 범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런데 SGLT-2 억제제가 4품목에, DPP-4 억제제의 경우 9품목에 이른다. 일일이 체크하기엔 전문가라도 힘겹다. 의사 입장에선 SGLT-2 억제제를 포기하거나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환자의 우수한 신약 접근권이 제한되고, 의사 처방권도 제한된다.

학회-정부 계열별 병용급여 합의, 이번엔 학회 내부 이견

대한당뇨병학회와 정부는 오랜 협의 끝에 당뇨병용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에 합의했다. 모든 SGLT-2 억제제는 DPP4- 억제제의 특정 약물 1가지 이상과 병용요법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동일 계열의 다른 약물과 병용 급여를 인정해 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 실제 국내외 관련 가이드라인은 계열별 병용요법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미국FDA는 물론,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은 계열내 모든 성분에 대해 병용임상을 하지 않아도 의사 재량으로 병용처방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부와 학회의 합의에도 현실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번엔 학회 내부의 이견 때문이었다. ‘허가도 안 돼 있는 성분까지 급여 인정해줄 경우 안전성 문제라도 터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일각의 문제제기 였다.

‘계열 전체 병용 처방 허용’ 결론 보고서, 논쟁 끝낼지 관심

그래서 대한임상약리학회는 올해 2월~5월에 걸쳐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 약물에 대한 병용 처방 허용의 적절성 평가 연구’를 진행했다. DPP-4 억제제 9가지 성분과 SGLT-2 저해제 4가지 성분 논문 등 연구자료를 토대로 약물충돌, 안전성 이슈 등을 종합 분석했다.

그리고 ‘약동학적 상호작용 측면이나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계열 전체에 대한 병용 처방 허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과연 이번 연구결과가 ‘SGLT-2와 DPP-4간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 논쟁에 대한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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