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거두면 의료정상화 물꼬…실패해도 투쟁 동력 활용 가능
'집행부 재시험 무대'…최대집 회장에 '부메랑' 될 가능성도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최종수가협상 결렬 후 지난해 대통령의 적정수가 보장에 대해 피켓을 들며 지적하고 있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집행부가 수가협상 불참에서 참여로 전격 선회한 가운데 이러한 결정이 사실상 두 가지 실리를 챙길수 있는 ‘꽃놀이패’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의협의 성공적인 수가협상은 지속적으로 주장해오던 의료정상화의 물꼬는 틀 수 있는데다 만약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실패하더라도 투쟁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의협에서는 두 가지 카드를 손에 쥐고 수가협상에 나서는 만큼 큰 부담이 없이 협상에 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당초 수가협상 불참을 고수했던 의협 집행부가 참여로 돌아선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현재 의협이 투쟁모드인데 수가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거나 실패하더라도 최대집 집행부의 회무에 손해될 일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협에서는 이번 수가협상이 ‘꽃놀이패’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전개될 수 있지만 우선 신중을 기해 임하겠다는 것.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꽃놀이패라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의협은 투쟁모드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의사회원들의 실익을 위해 수가협상 참여를 결정했고, 대통령도 적정수가를 약속했던 만큼 협상 경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의협의 수가협상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꽃놀이패가 아니라 최대집 집행부가 역풍을 맞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만약 의협이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지난해와 똑같이 저조한 인상률로 실패한다면 의사회원의 분노의 화살은 정부가 아닌 최대집 집행부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한 중진은 “이번 의협의 수가협상이 사실상 꽃놀이패라고 말이 나오는데 오히려 꽃에 독가시가 있을 수 있다”라며 “실패할 경우 투쟁에 동력이 실리는 것이 아니라 의사회원들이 최대집 집행부의 회무 능력을 비판할 가능성도 농후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더 의심스러운 것은 최대집 집행부가 수가협상에 참여한 이유인데 투쟁 동력이라는 하나의 카드만 생각하고 결정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라며 “결국 의사회원들의 실익은 버리고 투쟁만 고집하고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수가협상을 불참을 고수해왔던 의협이 사실상 준비가 미약했고, 결국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됐다.

의료계 또 다른 관계자는 “수가협상은 단순히 하루아침에, 몇 달 사이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불참을 고수하던 의협이 물밑작업은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이번 수가협상은 최대집 집행부 회무를 재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대집 집행부가 의사회원들의 실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이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이번 의협의 수가협상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지난해 저조한 수가인상률을 보였던 만큼 올해 지난해 가져오지 못한 인상률까지 더해서 성과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과 개원의는 “의협이 지난해 받아내지 못했던 인상률까지 더해 성과로 가져와야 의사회원들도 인정할 것”이라며 “현재 최저임금 인상 등 개원가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의협에서는 죽기 살기로 많은 인상률을 얻어내야한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의협이 내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에서 의료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꽃놀이패를 들고 어떠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