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전문화된 업무에도 불구, 수가 미반영에 '정책대응 함께 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대한약사회 집행부가 종합병원을 방문해 병원약사들과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직원들은 지난 24일, 서울대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약제부를 각각 방문했다.

병원을 방문한 약사회 임직원들은 병원 약사들이 병원 내에서 처방조제뿐만 아니라, 고도의 약제 서비스와 전문화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조윤숙 부장은 서울대학교 병원에서의 약사 업무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하고, 약사회 임직원들과 자연스러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조 부장은 현재 서울대병원이 본원과 어린이병원, 암병원 등에서 임상약사 업무를 실시하고, 내과, 소아과, 외과 등 ICU팀(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NST(영양집중지원) 협진, 장기이식팀, 혈액종양팀(성인 소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를 위한 처방 조제 시, ATC, 산제분포기, TPN Automixer(비경구영양법 자동 조제기), 항암조제로봇, 약물 자동분배기 등 자동화기기를 적극 활용해 약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무균 주사조제실을 운영하며 가임기 여약사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10억 이상의 비용이 드는 항암조제로봇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방문단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병원약사들이 조제가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관리를 할 수 있도록 병원 내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약사들의 참여로 환자들이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인정되면서 요청하는 진료과가 늘어 약사들을 분배해 회진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약사들의 고도화되고 전문적인 업무에도 불구하고, 병원 약사의 업무에 대한 수가 반영이 제한적이고, 처방매수에 따른 인력 기준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서울대병원의 경우, 장기이식 환자가 많아 평생 와파린 처방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데 3개월에 한 번 진료를 받더라도 매달 검사를 통해 와파린 용량을 다시 조절해야 한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병원약사들이 그 일을 맡고 있지만 별도의 수가는 없다"면서 "또한, 수십 건의 임상시험에 약사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임상에 대한 약사 기준이 없어 과제가 많아져도 인력증원의 근거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병원약사로서 고충을 방문단에 전달했다.

이에 박인춘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병원약사가 병원에서 하는 업무가 생각 이상으로 전문적인 수준이다. 오늘을 계기로 약사회에 새로운 정보와 현황을 많이 전달해 달라”며 “현재 집행부는 산제 조제수가 신설에 이어 고위험군 약물조제 수가 신설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대한약사회는 앞으로도 병원 약사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해 약사회 회무에 적용하고 함께하는 정책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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