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저한 생존률 개선 입증…방사선요법과 면역항암제 콜라보 효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지난 20여년간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이후 생존 연장을 입증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 치료제는 없었다.

때문에 3기 폐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이후에 전이나 재발이 나타날 때까지 관찰과 기다림 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출시된 ‘임핀지’가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 개선을 입증한 최초의 면역항암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CCRT)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사용되도록 허가된 임핀지는, 생존기간 연장을 목표로 하는 4기와는 달리, 완치가 가능한 마지막 병기인 3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임상 결과, 방사선치료 후 임핀지 투약 시 면역반응 강화 시너지 효과 확인

임핀지는 종양세포가 정상세포로 위장하도록 돕는 단백질인 PD-L1(programmed death ligand-1)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즉, PD-L1이 종양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종양세포가 면역세포를 회피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면역체계가 종양세포를 감지하고 공격(면역반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임핀지는 전임상 연구를 통해 방사선 치료가 PD-L1 발현을 높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치료에 적용했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다양한 항원을 방출하고, 그 결과 종양세포의 PD-L1이 상향조절된다. PD-L1은 T세포의 PD-1과 결합해 면역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종양세포를 증식시키는데, 이때 임핀지는 PD-L1과 PD-1의 결합을 억제해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면역반응을 강화시킨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방사선치료를 표준요법으로 시행하고 있는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핀지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PACIFIC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 결과, 임핀지 치료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7.2개월로 위약군 5.6개월 대비 11.6개월이라는 전례 없는 연장을 나타냈으며 사망 위험 또한 임핀지 치료군에서 위약군 대비 32% 낮게 나타나, 임핀지와 선행 방사선요법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다.

PACIFIC 연구에서 나타난 임핀지의 생존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는 10여년 만에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CCRT 이후 표준요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절제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동시적 CCRT 이후 질병 진행이 없을 경우 유일하게 임핀지 치료가 가장 최우선 권고된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3기는 지난 20년 동안 표준치료보다 유의미한 생존 개선을 보인 치료제가 없었다”며 “항암방사선요법 이후 질병 진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마음을 졸여 온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임핀지가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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