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제약사 ‘양보다 질’로 승부 돌입

피어스파마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미국에서 제네릭 제약사도 브랜드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가격 압박 및 심한 경쟁에 직면하며 시장이 지각 변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버코어 ISI에 의하면 작년 말부터 올 초 동안 미국서 테바, 마일란, 산도스, 암닐, 엔도 등 기존의 상위권 주자들은 대부분 인도 제약사로 구성된 6대 경쟁 업체(오로빈도, 루핀, 닥터레디스, 썬, 시플라, 아포텍스)에 의해 주 당 총 처방량에 있어서 뒤로 밀려났다고 피어스파마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의 선두 주자들은 지난 2년 동안 6대 후발 경쟁사에 비해 그 처방이 1200만건 정도 앞섰으나 3월 말을 기준으로는 오히려 200만건 뒤쳐진 것으로 집계됐다.

단, 이는 단순 총 처방 집계로서 기존 상위권 업체들이 자리 잡은 고가치 복잡한 제품을 반영한 값이 아닌 것. 즉, 미국 제네릭 시장에서 가격 압박 및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최근 미국 3대 제네릭 주자인 테바, 마일란, 산도스는 고마진의 복잡한 제네릭 제품 및 바이오시밀러를 최고 성장 아젠다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웰스 파고는 “먼저 출시해 저가 경쟁제품이 포기하고 철수하길 기다리면서 끝까지 파는 구식의 사고방식이 사라졌다”며 “이제 제약사들은 더 이상 많은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매출에 대한 마진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했다.

이미 세 제약사 사이에선 복잡한 제네릭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일어났으나 작년부터 미국의 가격 압박이 사라지지 않을 것을 깨닫고 이제는 공공연하게 이를 재차 언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말부터 어려움을 겪어 온 태바의 경우 작년 초 더욱 진입 장벽인 높은 복잡한 콤플렉스 제형 및 기술에 중점을 두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아울러 주 당 처방이 2017년 3월 약 600만건에서 올해 3월 그 절반으로 반토막 난 마일란 또한 작년 투자자들에 대해 복제가 어려운 약에 관한 회사의 노력을 알렸으며 연례 보고서에서도 R&D 투자 할당이 기존의 경구 고형 제형 제품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 쪽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마일란은 2017년 말 코팍손의 제네릭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흡입제 애드베어 디스커스(Advair Diskus)에 대한 첫 번째 제네릭인 윅셀라 인허브도 허가를 받았다.

이는 곧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더 이상 마진을 희생한 시장 점유율은 좋은 전략은 아니라는 의미라는 풀이다. 기존 선두 업체들은 제네릭 승인 신청을 여전히 예전 같이 많이 제출하고는 있지만 심지어 더욱 빨리 승인받는다고 해도 출시를 택하지 않는 등 더 선별적이 되고 있다.

산도스 역시 작년 새로운 CEO가 온 이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도스는 부진한 미국의 피부과 및 경구 고형제 사업을 작년 인도의 오로빈도에 매각했고 최근엔 마일란의 에피펜 위임형 제네릭 및 테바의 제네릭에 도전한 심제피도 출시시켰다.

이에 질세라 인도 제약사마저 이젠 단순한 케미컬에 만족하지 않고 고급 제품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현재 처방 기준 2대 제네릭 공급사로 곧 테바를 따라잡을 전망인 오로빈도는 최근 2017–18 회계연도 보고를 통해 향후 주요 우선순위가 복잡한 분자의 왕성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R&D 활동 역시 기존 경구 제형뿐만 아니라 주사제, 더 나아가 복잡하고 발전된 제형까지 아우르고 있다.

더불어 주간 미국 제네릭 처방 순위 3위를 차지한 루핀도 근래 수입 급락을 겪고 가격 압박에 대한 대책으로 복잡한 제네릭과 특수약이라고 작년 CEO가 답한 바 있다. 따라서 저가 제네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유지하면서도 루핀은 진입장벽이 높은 약에 대해서도 크게 투자하며 작년 중반엔 마일란과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제휴를 체결, 최근 일본에서 승인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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