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기념 다채로운 프로그램 시행…대한외래 장애인·노약자 접근성·편의성 대부분 반영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장애인과 노약자 등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시설이면 시설, 인식 개선이면 인식 개선 등 ‘장벽’을 없애기 위한 서울대병원의 다양한 노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장벽 없는 병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월 15일부터 19일까지 대한외래 지하 1층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 ‘장벽 없는 병원 주간’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국가인권위원회·주한스웨덴대사관·김중만 작가가 공동 제작한 ‘Access Ability’ 사진전시회 작품 28점과 장애인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한 장애인 음악가들의 다양한 공연과 의료인의 장애인 소통 언어 공감 기회 마련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수화와 점자 체험 등도 마련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이 대한외래 지하 1층에 마련한 장애인의 날 기념 '장벽 없는 병원 만들기 주간' 행사장 모습.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한 이유로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병원을 이용할 수 있으려면 시설 편의성 등을 높인 하드웨어 마련도 필수적이나 인식 개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진 단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사로 설치, 엘리베이터, 휠체어, 화장실 등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시설(하드웨어)이 훨씬 중요하게 다뤄졌다”며 “하지만 시설이 있다 한들 병원 안에서 이들이 차별을 받으면 장벽이 없는 것이 아니게 된다”고 언급했다.

즉, 서울대병원의 ‘장벽 없는 병원’ 만들기 프로젝트는 편의성을 높인 시설 설치뿐만 아니라 인식 개선에도 주안점 두고 있는 것.

권 단장은 “건축에서 시작된 배리어프리, 무장애, 유니버셜 디자인 등은 국내외 의료계에서 베리러프리 인증 의료기관, 장애친화 의료서비스 등과 같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장벽없는 병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료서비스, 시설 및 인프라, 정책 수립 등 다학제적 접근과 동시에 환자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이 지난 4월에 공식 개원 기념식을 개최한 ‘대한외래’는 이 같은 노력의 집합체라는 것이 권용진 단장의 강조사항이다.

대한외래에는 다양화, 개별화, 가치 중심의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장애인, 노약자뿐만 아니라 한시적 신체장애가 있거나 질병으로 인한 심리적 취약 환자, 외국인 등이 병원을 이용함에 있어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없애기 위한 장치들이 다수 마련돼 있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

권 단장은 “대한외래 사업을 진행하면서 장애인 단체들의 컨설턴트를 대부분 반영했다”며 “대한 외래 자체가 장벽 없는 병원의 컨셉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구현한 외래 공간이라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비인후과 외래 및 대한외래 곳곳에서 사용 중인 ‘소보로(소리를 보는 통로)’ 프로그램도 청각장애인들에게 병원 문턱을 낮춘 사례라고 강조한 권용진 단장이다.

‘소보로’는 한 대학생 창업자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청각장애인용 프로그램으로, 의사와 환자가 말을 하면 그들의 대화가 태블릿 PC에 그대로 입력되는 음성인식을 말한다.

권용진 단장은 “대학생 창업자가 음성인식 엔진을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오타율이 5% 대에 머물 정도로 굉장히 빠르고 정확한 특징이 있고 특허도 낸 상태”라며 “현재 이비인후과에서 활발히 사용 중인데 ICT 기술을 활용해 청각장애인들의 병원 문턱을 낮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병원은 앞으로도 병원 내·외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의료접근성 증진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 하드웨어 측면은 기본이고 장애인들이 진정한 ‘장벽 없는 병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인식 개선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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