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세청 통계자료 직군-순수익 왜곡…의사·국민 신뢰 깨는 정부 언론플레이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의료계 전역에서 최근 국세청에서 발표한 의사 1인당 1년 수입 통계자료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해석에 따라 의사와 국민 간 신뢰를 깰 수 있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국세청은 최근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소득사업자 176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병의원, 변호사 등 전문직은 39명이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세청은 병의원을 ‘호황’ 업종으로 분류했는데 지난 2017년 기준 의사 1인당 평균 수입은 7억8000만원으로 고소득사업장 업종 중에서도 가장 많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문제는 고소득사업장은 필요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총 수입이 5억원 이상인데 마치 국세청의 통계자료가 의사의 순수입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의료업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수의사 등 다른 직종도 포함돼 있는데 의사들의 매출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

대한의원협회 전 윤용선 회장은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17년에 1만1898명이 연간 5억원 이상의 소득을 신고했고, 이중 약 43%(5116명)가 보건의료업”이라며 “문제는 보건의료업에는 의사는 물론 뿐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수의사 등 다른 보건의료업 직종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국세청은 세액산출과는 전혀 관계없는 매출을 총수입금액으로 포장해 의사들이 평균 7억8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처럼 자료를 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반과의사회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를 통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40대 의사 월평균 수입을 1600만원으로, 유형별로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100병상 미만과 병상 보유 의원도 2100만원 수준으로 조사했다. 즉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와는 반대되는 통계라는 설명이다.

이에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유감을 표명하고, 의사와 국민 간의 신뢰를 깨는 이같은 발표는 지양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국세청의 발표를 살펴보니 매출과 수익이라는 단어를 혼용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라며 “국세청의 발표 등으로 인해 의료계의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는 국민과 의료계의 신뢰를 깨는 발표를 지양했으면 한다”라며 “의사들도 스스로 국민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니 정부도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도 의료계가 대정부 투쟁을 위한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를 출범한 이후 정부의 언론플레이가 늘었다며 이번 국세청 자료를 비판했다.

이 의장은 “최근 의사 1명당 1년에 7억8000만원을 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1년에 7억을 버는 의사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수입이 높은 의사들이 투쟁을 한다면 국민들의 비난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가 이런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의쟁투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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