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이 간호인력 독차지…등급제, 가산금 축소 및 순번 대기제 폐지 '촉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간호등급가산제가 종별‧지역별 의료기관의 양극화 심화를 조장하고 지방 중소병원을 고사시키는 도구로 전락해 간호등급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간호등급가산제 시행 이후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이 가산금을 위해 간호인력을 독점하면서 중소병원은 간호사 채용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간호등급가산금을 축소하고 감산제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윤소하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호인력 수급의 현실과 제도개선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간호등급제에 의한 간호인력 편중 해소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간호인력이 지역‧중소병원에서 이탈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하고 대안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이재학 재무이사(사진)는 해결책으로 보건당국이 간호인력 수급문제를 고려해, 간호등급제와 가산금을 축소할 것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재학 이사는 “현재 7등급제인 간호등급제는 간호인력이 많을수록 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의 유인시스템으로, 인력의 한계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급과 가산금을 축소하고 감산제를 전면폐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 기준으로 전체 간호 등급가산제 신고 대상 의료기관 중 단, 2.4%인 43개 상급종합병원이 전체 38.1%에 달하는 가산금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간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의 취지를 온전히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추진시, 간호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보다 더 적절히 인정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했다.

박병원 나숙자 간호부장은 이재학 이사의 주장에 공감하고 중소병원 인력수급 현황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나숙자 부장은 “상급병원에서 대규모로 간호인력을 채용하면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없어 결국 적절한 입원환자 간호관리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제는 그렇게 되면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복지 및 임금에 영향을 줘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나 부장은 이에 상급병원의 순번 대기제를 폐지할 것과 정부차원에서 지역중소병원에 대해 간호사 수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역중소병원에서의 간호인력난은 각 병원들이 감당할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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