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2차 예방접종 본격화, 냉장유통시스템 부재 등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경기도 A종합병원에서 집단감염으로 26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030세대가 홍역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역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잡은것은 1985년이지만 1997년부터 완벽한 항체를 갖기 위한 2차접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보건당국은 9일 오전, A종합병원에서 입원환자를 간호하던 환자 가족이 추가로 홍역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로서 지난 7일 이후 소강 국면을 보이던 홍역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려 원인 파악에 나섰다.

최근 홍역이 확산하고 있는 점에 대해 보건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WHO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은 전년대비 50%늘어난 22만 9000여건의 홍역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필리핀에서만 올해 2만 5000여명이 감염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으면서 국내 해외여행자를 중심으로 홍역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실제, 대전에서 8명의 영유아가 홍역판정을 받았는데 지역내 홍역 최초 확진자는 7개월 유아로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2030세대에서 홍역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예방접종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1985년 이후 홍역은 국가 필수예방 접종으로 자리잡았지만 1997년에서야 완벽한 면역을 확보할 수 있는 2차 예방접종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1985년 이후에서 1997년 사이에 태어난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성인은 홍역백신을 한번만 맞았더나 일부 접종을 받지 않아, 면역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것.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연령별로 3500명을 대상으로 한 홍역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사에서 당시 16세에서 19세 사이에서 홍역 항체 양성률이 50%에 불과했다. 20세 에서 24세까지는 70%에 불과해 5년이 지난 현재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연령대에서 홍역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오히려 높은 연령대에서는 홍역이 자주 발생했기에 면역이 확보된 반면, 젊은 층에서는 예방접종으로 면역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2030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병원에서 근무한 것이 병원 내 대량 감염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질본 관계자는 과거 홍역백신의 유통 및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홍역백신은 생백신이기 때문에 냉장보관이 중요한데 2030세대 중 적지않은 인원에게 홍역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당시 백신 유통과정에서 냉장원칙이 잘 지켜졌는지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감염병은 전염하는 사람의 수가 10명이상을 넘기기 어렵지만 홍역은 15명까지도 전염이 가능해 예방접종이 가장 확실한 방어수단”이라면서 “다행히 현재 국내 예방접종 체계는 선진국 수준으로 우수해 95%정도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2차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하며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전염에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