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공의 착취로 유지되는 교육수련체계 비판…전문가 양성 위한 국가 지원 필요성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대전협이 우리나라 전공의 교육수련체계가 얼마나 근본 없는지를 서울백병원이 여실히 보여줬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이승우)는 최근 발생한 서울백병원 레지던트 포기 논란 사태를 두고 ‘지극히 당연한 일을 마치 선심인양 포장하며 끝까지 여론을 호도했다’고 지난 5일 비판했다.

특히, 인제학원 이사회가 모든 문제를 서울백병원 탓으로 돌리고 여전히 배후에서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도 높게 지적한 대전협이다.

앞서 서울백병원은 경영난을 이유로 인턴수련병원 전환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20년도 인턴과 레지던트 선발을 기존처럼 진행하겠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협은 “서울백병원 사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전공의가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보여줬다”며 “이들을 훈련시키는 교육수련체계가 얼마나 근본 없는지를 우리 사회에 낱낱이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전협은 정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올바르게 인식해 교육수련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요구했다.

대전협이 제안한 국가 지원 안은 △역량 있는 전문의 양성을 위한 교육수련 과정 국가 지원 △전공의 교육수련을 평가할 독립적 평가 및 인증 기구 마련 △이동수련 절차의 현실적 개선 등 총 3가지다.

대전협은 “현행의 규제 일변도는 현상 유지를 위한 단기 방편일 수는 있으나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양적 평가에 큰 비중을 둬 교육수련 내용을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는 수련환경평가제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전협은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전공의가 직접 이동수련을 요청할 수 있게 됐지만 옮겨갈 병원은 여전히 병원 간 합의를 통해야만 가능하다”며 “이동수련 제도를 상시 운영하고 수련환경과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후보군을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협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국 전공의 노동조합 지부 설립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은 “이미 한번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인제학원 이사회가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며 “서울백병원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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