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이호진 교수, ‘조절해 다스릴 수 있는 방안 의료진과 함께 찾아 불안 줄여야’ 조언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수술 후 통증관리는 환자 스스로가 느끼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조언을 전했다.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누구나 걱정이 앞서고 ‘수술이 잘 될까’라는 의문은 물론 마취에 대한 두려움과 수술 후 겪게 될 통증에 불안함을 갖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호진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호진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은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키나,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고 다스릴 수 있는 만큼 잘못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5천 건 정도의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뛰어난 의료기술로 수술 성공률이 높아지고 각 분야에 도입된 최소 침습적 수술로 절개 부위가 작아져 동반되는 통증도 감소했지만 수술 후 통증은 여전히 환자들의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는 것.

실제로 수술받은 환자 10명 중 8명이 통증을 호소한다는게 이호진 교수의 설명이다.

이호진 교수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선택한 수술이지만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해 수술한 것을 후회하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며 “대체적으로 흉부에 위치한 폐, 심장, 유방 수술을 받은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고령보다는 젊은 층에서, 절개 크기가 클수록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수술 전 불안감이 높았던 환자가 상대적으로 통증을 더 크게 느낀다는 점에 주목한 이호진 교수이다.

이호진 교수는 “수술 후 재입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술 후 통증이라는 보고가 있는데 통증 때문에 입원기간이 연장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또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느끼면 운동이 어려워 재활에 방해가 되고 일부 환자들은 수면 장애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호흡기계 합병증을 겪어 상처 치유가 늦어지면서 신장과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수술을 받으면 아픈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통증은 충분히 다스릴 수 있고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증 조절을 위한 다양한 진통제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마약성 제제는 다른 진통제에 비해 빠르고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일부 환자들은 의존성 및 중독에 대한 걱정으로 사용을 꺼리지만 연구에 따르면 통증 조절을 위해 단기간 사용하는 마약성 제제는 중독되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약의 용량을 늘리면 진통효과는 증가하지만 가려움증, 구토, 변비, 소변장애, 졸림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호진 교수는 수술 후 통증 조절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주변의 지지를 받으며 편안하게 수술에 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마약성 제제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의료진과 상의해 부작용과 진통 효과의 적절한 용량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이 교수이다.

이 교수는 “자가조절 장치로 통증을 조절할 때는 사전 교육을 통해 장치에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며 “수술 후 나타난 급성통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요 대학병원은 급성통증팀을 운영하고 있어 이곳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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