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포기와 레지던트 모집 중단 차이 없다…인제학원에 공개질의서 발송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수련병원 포기 논란 속 인제대서울백병원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포기가 아님’을 밝혔지만, 이는 국민여론을 호도하는 단편적 변명일 뿐이라는 대전협의 비판이 거세다.

학교법인 인제학원 인제대서울백병원은 최근 십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련병원 포기’가 아닌 ‘인턴수련병원으로의 전환’이라고 이번 사태를 해명했다.

즉, 서울백병원은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칠 때까지 수련병원을 유지할 것이나 더 이상 신규 레지던트를 채용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한 것.

반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이승우)는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변명’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전협은 “힘든 의료계 현실상 수련병원 자격 유지가 녹록치 않다는 점은 의료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공감한다”며 “하지만 인턴 수련은 가능하지만 레지던트 수련은 못 하겠다는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전협은 신규 레지던트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지적했다.

결국 나가는 사람만 있고 들어오는 사람은 없다는 것과 다름없는데 이것이 레지던트 수련병원 자격을 포기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는게 대전협 측의 주장이다.

대전협은 “신규 레지던트를 채용하지 않으면 현재 1년차 레지던트는 앞으로 매년 점차 업무량이 증가하고, 필연적으로 전공의 교육수련에 파행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알면서도 재단 측은 전문의를 당직에 투입하거나 병상 규모를 줄이는 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대전협은 의료계의 구체적인 속사정을 모르는 국민을 대상으로 인턴수련병원 전환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라며, 재단이 의사 양성에 책임감과 엄중함을 갖고 있다면 변명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전협은 신규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들이 서울백병원에 지원할 당시 병원 측이 오는 2020년 이후 레지던트 모집을 중단할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는지 여부 등의 내용을 담은 공개 질의서를 인제학원에 전달했다.

공개 질의서에는 △서울백병원 수련 환경에 대해 전공의들이 얼마나 만족했는가 △이동수련에 관해 전공의들의 요청이 있었는가 △모집 중단으로 전공의들의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방안 △레지던트 수련을 유지할 경영 여건이 불가능함에도 인턴수련을 유지하려는 의도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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