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환자 미분류 판정자 중 37명 결핵환자 확진…인구 10만 명 당 1023명 수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가건강검진에서 결핵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은 어르신들이 대거 결핵환자로 확진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보완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해 강원, 경북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 3만2399명을 대상으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한 결핵검진 시범사업을 통해, 결핵환자 74명을 조기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2018년까지 국가건강검진에서 결핵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흉부엑스레이 상 비활동성 판정자 3617명 중 37명(인구 10만 명 당 1,023.0명)이 객담검사 등을 통해 결핵환자로 확진됐다.

국가건강검진에서는 흉부엑스레이와 함께 2주 이상 기침 여부, 결핵 과거력과 결핵 접촉력 등을 확인하는 문진을 거치며 결핵 여부를 체크한다. 이와 관련, 이번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결핵환자는 문진 결과 무증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 일반 현황을 살펴보면 어르신 중에서도 남성, 75세 이상, 독거, 결핵 과거력이나 환자와의 접촉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면서 결핵 의심 증상(2주 이상 기침 등)이 있는 경우, 최대 3배 정도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실제 일선 의료현장에서도무증상 결핵환자로 인해 난처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확실하게 결핵환자를 확진하는 방법은 도말배양 검사인데,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감염내과 관계자는 “어르신 폐렴 환자에게서 도말 검사 등을 시행해 결핵이 아니라고 확인됐음에도 불구, 치료 차도가 보이지 않아 마지막으로 도말 배양 검사를 실시했더니, 3주 후에 결핵환자라는 결과를 받아 부랴부랴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환자 스크리닝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전라남도(순천시, 함평군), 충청남도(아산시, 태안군)에서 찾아가는 어르신 결핵검진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러한 시범사업이 지역 여건에 맞게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결핵에이즈관리과장은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약해 결핵이 쉽게 생길 수 있지만, 기침 등 전형적인 결핵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조기발견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뇨병 등 면역저하질환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은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1회 꼭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받아 건강한 삶을 지키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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