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회, '안전성-유효성 등 과학적 근거 확립 우선'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의료계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한방 난임치료 지원사업’이 각 지역 구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의사단체에서는 한의학을 통한 난임치료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의 ‘한방 난임 치료비지원 사업’은 지난 2014년 부산시에서 시작됐으며, 전라남도에서도 지난 2017년 순천시가 조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특히 전라남도는 지난 5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방 난임치료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혀 전남도의사회 측에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도민은 임상 시험의 대상이 아니”라며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해 도민을 도울 생각을 해야지 안정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한방행위를 통해 신생아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서울시에서도 이 사업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의사회는 물론 의료계 내부적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내에서는 금천, 노원, 성동 등에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강서구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서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한방난임치료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최근 은평구도 조례를 마련해 해당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이 광역 차원뿐만 아니라 각 지역 구단위, 즉 기초자자체를 중심으로 한방 난임 시범사업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강서구의 경우 이미 사업을 시작했고, 은평구는 조례가 올라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근본적으로 한방난임사업의 효과성에 대한 객관적 근거나 자료가 없기 때문에 되려 임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최근 내부적으로 구성된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를 통해 적극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난임에 대한 한의학의 접근 문제와 더불어 우리나라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심도 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서울시의사회는 지자체의 한방 난임 사업만 문제 삼지 않고,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며 “향후 서울시, 서울시의회, 의사회가 만나 한방난임사업의 문제점과 전반적인 저출산 대책에 대해 토론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과 관련 지원되는 재정에 대해 공유하고, 제대로 된 곳에 예산이 쓰여 진정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안정성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한의학의 난임 치료 접근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안전성도 확실하지 않은 난임사업에 혈세를 투자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고, 과연 국민들이 동의하는 부분인지도 의문”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러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사업에 제공되는 한약재 등에 대한 안정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등 노력이 없다면 국민을 상대로 사실상 임상시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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