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지치료실 첫 오픈…김건하 교수 “경도인지장애 환자 효과, 한국형 연구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현재 치매의 근본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약물적 치료에 대한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 대안 중 하나가 인지중재치료(Cognitive Intervention Therapy)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지재활치료가 경도인지장애에서 일부 기억력 개선효과를 나타냈지만 치매 이행률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증명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들이 인지중재치료의 환자 참여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가운데 로봇이 이를 극복할 대안이 될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대목동병원이 대학병원 최초로 치매치료 로봇을 활용한 인지치료실을 오픈한다. 성공적인 정착 여부를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목동병원 김건하 교수

이번 로봇 인지치료실을 이끄는 이대목동병원 김건하 교수(신경과)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때문에 로봇인지치료실에 대한 필요성을 병원에 적극적으로 피력했고 이를 병원에서 수용해 개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히며 향후 운영안과 연구과제 등을 소개했다.

인지치료는 그룹형과 개인형으로 나눠져 있는데 인지장애 수준과 학력 등이 다르게 때문에 환자의 맞춤형을 제공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그동안 있었다. 인지치료에 로봇을 활용할 경우 이 같은 문제를 상당수 해결해 치료 능률을 올릴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주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로봇이 환자의 얼굴이나 동작을 인식한다. 인식기술을 활용해 로봇을 환자가 손자처럼 기르는 개념을 활용한 것이다. 또한 밥 먹는 시간을 기억해서 알려주고 시간을 맞춰 진행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 동작을 인식해서 낚시를 하고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노인들이 어려워하는 일상생활 체험도 로봇을 통해 할 수 있다.

인지치료실에서는 프로그램 제공할 때 인지치료사만으로 진행하지 않고 로봇을 함께 활용해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김건하 교수는 “치료실을 개소하기 전에 준비 조사를 강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통해 진행했다”며 “초기에는 생소한 로봇에 인지치료에 대한 적응이 잘 이뤄질까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예상외로 순조로운 진행을 보였다. 흥미유발에 대한 효과가 가장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치료사들이 활용법을 알려주는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1~2회에 사용법을 학습하고 1~2주 정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직접 소화했다. 여러 과정을 거쳐 치매치료 로봇 인지치료실이 활용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음성인식을 통한 대화 부분은 아직 한계점이다. 치매환자의 어눌한 발음 등 명확치 못한 대답 등은 프로그램이 개선해야 될 방향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에 있다.

가정용 로봇 개발까지…치매안심센터 등 연계 활용 기대

개소 후에는 환자를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인데, 치매안심센터의 경우는 대부분이 그룹치료를 활용하고 있고 기간에도 제한이 있다. 다양한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환자별도 그룹형 치료에 적응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로봇을 활용해 이 같은 부분을 해결해 효율을 올릴 계획이다.

더 나아가 연구를 통해 향후 가정용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연구의 마지막 연차로 효용성평가를 앞두고 있다. 김 교수는 치매안심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바라보며, 병원과 가정을 연계하고 가격 비용을 잡는다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적 문제 등 다방면의 검토를 통해 실행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건하 교수는 “한국형 인지중재치료에 대한 효과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며 “치매로 전환되는 규칙에 대한 근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인지중재치료는 신의료기술에 등재되면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점은 증명이 됐다. 오랜 기간을 두고 관련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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