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시 1.48배 위험 높아져…세브란스. ‘집과 직장 등에서 노출 줄여야 할 것’ 당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간접흡연이 만성 신장(콩팥)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사진 왼쪽)와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지종현 교수.

흡연이 만성 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간접흡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와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지종현 교수 연구팀은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될 경우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이 최대 66%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콩팥은 몸에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미네랄 등을 조절해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하는데 콩팥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다.

이외에도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도 위험요인으로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만성 콩팥병으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빈혈이나 고혈압, 폐부종, 위장관 출혈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간접흡연이 콩팥병에 미치는 첫 대규모 연구였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13만 1196명 중 장기추적이 가능한 비흡연자 2284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717명)과 노출 된 그룹(1567명)으로 분류해 만성 콩팥병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간접흡연은 흡연자 옆에서 직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를 말한다.

연구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의 경우 만성 콩팥병 위험은 1.48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만성 콩팥병 위험이 1.37배 높아진 것보다 높은 수치다.

만성 콩팥병 진단 기준은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사구체여과율 60 mL/min/1.73 m2 미만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로 3개월간 지속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1948명을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과 주 3회 미만 노출된 그룹, 주 3회 이상 노출된 그룹으로 나눠 8.7년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만성 콩팥병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3일 미만 노출된 경우 59%, 3일 이상 노출됐을 때 66%나 높아졌다.

이와 관련 박정탁 교수는 “간접흡연이 신장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많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제한됐지만 아직 집이나 직장에서 많은 곳에서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장학학회 공식저널 CJASN(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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