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피부치료연구회, 수입산 장비 가격 국산에 3배…소모품은 가격차 극심
다만 기술력은 비슷한데 AS 접근성 높은데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 피부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피코 세컨드 레이저(피코 레이저) 국산 장비의 기술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국내 피부과 전문의들은 외국 레이저 장비를 주로 사용했지만 점차 국산 장비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대피연) 허훈 회장<사진>은 지난 10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1차 춘계 심포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국산 레이저 장비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피코 레이저는 450 피코초(1조(兆)분의 1초)라는 매우 짧은시간 동안에 레이저를 조사해 피부의 색소 질환을 치료하는 장비로 과거 출시됐던 나노 레이저보다 조사속도가 1000배가 더 빠르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피코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그동안 치료가 쉽지 않았던 색소질환이나 문신, 흉터 등 치료에 획기적인 방법으로 새롭게 응용하고 있다.

허훈 회장에 따르면 수입산 피코레이저는 오리지널 장비로써 국산 장비보다 기술력에서는 조금 앞서는 측면이 있다. 다만 기술력은 거의 동등하면서 접근성이 뛰어난 AS와 가격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이며, 국내 피부과 의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

허 회장은 “국내산 피코레이저가 무작정 수입산 장비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동등한 위치까지 기술력이 좋아졌다”라며 “게다가 성능이 비슷한데 국산이 AS가 쉽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즉 단적인 예로 독일산 외제차와 국산차가 큰 가격 차이가 나지만 성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레이저 장비도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게 허 회장의 설명이다.

피코 레이저는 수입산의 경우 3억원 수준이며, 국산 1억원 대로 형성돼 장비 가격만 3배나 차이가 난다. 문제는 소모품도 장비의 가격 차이를 선회한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장비만 해도 2억원 차이가 나는 가운데 소모품에서도 그 차이가 더 심하다”라며 “예를 들어 램프의 경우 수입산이 1000만원 대라면, 국산은 200만원 정도 수준으로 5배나 비싸다”라고 말했다.

개원가 일선 진료현장에서도 국내산 피코레이저 장비의 기술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대피연 박일중 교육이사는 “피코레이저 외산과 국산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기술력으로만 따지자만 흉터치료에 있어 격차가 좀 있지만 색소치료는 별 차이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피코레이저 장비를 이용한 색소치료가 급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피부과 의사들의 노력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계 황인의 경우 색소치료에 민감한데다 그 치료 또한 어려워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스칸다피부과 이경렬 원장은 “대체로 백인은 탄력에 관심이 많아 색소치료에 무관심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계 황인의 경우 색소 치료에 민감하다”며 “게다가 스킨 타입을 봤을 때 백인에 비해 황인이 색소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 색소치료가 상대적으로 크게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용적 입장에서 흉터 수술보다는 여드름 흉터에 대한 치료가 어려웠는데 피코레이저 장비와 여기에 급성장한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시너지를 내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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