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혁 대변인, 업무상 착오 인정…“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임상통합의학회에 해당 강의 없애거나 교체 주문도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그동안 한의학의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주장해온던 대한의사협회가 음양오행 강의에 연수평점을 인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홈페이지 연수강좌 일정표에 따르면 오는 24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는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학술대회가 열린다.

이 학술대회는 연수평점 6점이 주어진다. 문제는 이 학술대회 프로그램에 한의학과 관련 특강인 ‘음양오행과 질병의 상관관계’라는 주제가 포함됐다.

의협 홈페이지에 공개된 임상통합의학회 학술대회 프로그램 일정

음양오행은 조화와 통일을 강조하는 사상으로 한의학의 모태가 되는 철학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의협이 연수교육 지침에 따라 △과학적 근거 또는 효과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미약한 기능성식품과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보완대체요법 등 교육 △한의사가 강사인 경우 해당 강의 및 교육에 대해서는 연수교육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 4월 개최된 의협 정기총회에서도 “한의대나 한의사 연수강좌에 출강하는 의사회원의 현황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의협 방침에 따라 이를 자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의협 집행부는 한의학의 모태가 되는 음양오행과 관련 강의가 포함된 학술대회에 연수평점을 부여한 것이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해당 학회에서 연수평점을 신청한 것도 문제지만, 의협이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임상통합의학회는 예전에 한의사가 강의를 해서 문제가 된 곳으로 한차례 연수평점이 취소된 바 있다”라며 “이 학회가 추구하는 바가 만약 의협과 다르다면 연수평점을 신청해선 안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의협은 이러한 점을 조속히 확인하고 연수평점을 취소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며 “의사회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의협은 가능한 빨리 연수평점을 취소하고, 이 사실을 회원들에게 안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의협에서는 홈페이지에 해당 교육을 일단 ‘미정‘으로 바꾸고, 학회 측에 강의를 없애거나 교체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도 “업무상 착오가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임상통합의학회에서는 의료계 내부적으로 음양오행 강의가 논란이 됨에 따라 대체할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통합의학회 관계자도 “당초 특강의 의도는 인문학이었다. 하지만 강의 제목에서 한의학 관련된 내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들어왔다”며 “우리의 의도와 달랐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대체 가능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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