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는 투쟁 동참 의지 표명…일방적 투쟁 보다는 협상 병행 선호
의협 대회원 설문 2만1986명 응답 분석…‘의료개혁쟁취투쟁위’ 신설 키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전국 의사 대부분이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대정부 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은 물론 투쟁에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와 대화창구를 전면 폐쇄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일방적 투쟁 보다는 정부와의 협상을 병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5일 오후 2시 임시회관(삼구빌딩 7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의협 전 회원으로 대상으로 의협신문 닥터 서베이를 이용해 모바일로 진행됐으며, 총 2만1896명의 의사회원이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의료제도 현안 관심도 △의사 실형 선고-피살 사건 등 심각성 △각종 열악한 의료환경에 따른 투쟁 필요성 △대한민국 의료 지속 가능성 △의협 대정부 투쟁 결정에 대한 의견 △투쟁 방향 △투쟁 참여 여부 △성공적 투쟁 위한 맹점 등 23개 문항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에 따르면 의협의 대정부 대화 단절 및 투쟁 선언에 대해 압도적 수치인 91.1%의 의사회원이 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이중 75.7%(반드시 참여 24.5%, 가급적 참여 51.2%)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 72.4%가 투쟁은 협상과 병행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며, 18.7%는 일체의 대화 중단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료계의 투쟁 방향에 대해서는 응답한 절반 이상인 63.1%가 파업 등 의사들의 전면적인 단체행동을 선택하면서 강경투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다만 무기한 휴업의 경우 15%에 불과했으며, 환자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분야를 제외하고,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하자(48.2%)라는 의견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와 함께 파업 등 단체행동보다는 의료계의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자(23.2%)는 의견도 존재했다.

아울러 설문조사 참여자 절반 이상(53.7%)이 의료계의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서는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공의 등 모든 직역의 참여를 꼽았다. 대국민 홍보를 통한 문제 알리기와 우호적 여론 형성(26.2%),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의 전략과 리더십(9.1%) 대외협력을 통한 국회 설득 및 정치권과의 공감대 형성(7.3%). 시민단체 및 사회각층 전문가단체와의 연대와 협력(3.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각 현안별 투쟁의 필요성으로는 저수가와 처저임금제 시행으로 의료기관 운영의 어려움(93.4%)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요구(92.2%)를 손꼽았다.

의협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과 관련 견해를 확인하고, 투쟁 방향을 정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집 회장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의료계 투쟁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라며 “집단 휴진을 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 정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24시간 일제히 총파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대정부 투쟁 국면으로 완전하게 전환했기에 강력하게 나설 것은 분명하나 일방적으로 의사회원들에게 휴진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번 주내로 의료계 내부 투쟁 동력을 모으기 위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계의 투쟁력을 보다 끌어올리기 위해 ‘민생연대정책위원회’도 구성해 시민단체 등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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