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환자 간 소통 도우미 역할…2015년부터 600여 명 결혼이민여성 지원 기록 세워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의 의료통역사 ‘벤토’가 성공적으로 정착, 결혼이민여성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병원장 이영구)은 최근 벤토가 결혼이민여성 약 600여 명에게 소통을 지원했다고 4일 밝혔다.

‘벤토(Vento)’는 자원봉사자(Volunteer)와 멘토(Mento)의 합성어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외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를 칭하는 말이다.

병원 주변 지역인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관악구․동작구 등에는 서울시 다문화가족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12만 3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결혼이민여성에게 의료통역서비스를 하고 있는 벤토 김성숙(43)씨

병원 전체 산모 중 외국인 비율은 2015년 15.6%, 2016년 19.7%, 2017년 20.2%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말이 통하지 않는 이민 여성은 정확한 통역 없이 진료가 어렵기 때문에 의료통역이 절실히 필요했다.

이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59명의 벤토를 배출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것.

벤토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어 실력뿐만 아니라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한 기초 의료지식도 필요하다.

이들은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의료진들에게 벤토 양성과정 교육을 받아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의 정확한 소통 및 적극적인 치료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벤토는 언어 통역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정서까지도 전하는 만큼 환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역할도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불안해하는 산모들에게 의료진을 대신해 그들만의 문화와 언어로 치료를 도왔고 고향에 있는 친정엄마와 언니처럼 산모의 곁을 지키며 마음을 진심으로 보듬는 일을 한 것.

실제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는 지금까지 59명의 벤토가 600명의 결혼이민여성에게 634회, 1000시간 이상 소통을 지원하ㅕ 외국인 환자 경험중심 서비스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벤토는 지난해 8월부터 인근 지역 산부인과 병원에서 한국어가 서툰 결혼이민여성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도 시작했다.

의사소통이 취약한 지역사회 산부인과에 파견,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목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어․베트남어․몽골어 벤토 16명이 인근 5개 병원으로 파견됐으며 번역과 통역 활동을 진행해 결혼이민여성 산모 약 866명을 지원했다.
벤토는 환자에게 안내되는 서류를 번역하고 수납에서 진료까지 동행하며 통역을 지원한다.

아울러 진료가 끝난 후에도 정서적 지지를 통해 멘토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역할은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는 결혼이민여성에게 사회적 관계망과 네트워크 형성 및 모델링을 통한 심리·정서적 안정을 통한 한국 사회 적응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 최경애 팀장은 “의료통역 서비스가 취약한 의료기관으로 벤토 인력을 파견해 결혼이민여성이 언어 불편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앞으로도 지속적인 벤토 양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결혼이민여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벤토’ 프로그램은 서울시에서 후원하는 다문화가족 출산 전후 돌봄 사업의 일환이다.

2016년 서울시가 진행한 외국인 주민지원 사업 만족도 조사결과에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의 다문화 출산전후 돌봄 지원 사업은 총점 99.8점으로 외국인 주민지원 사업 전체 평균 89.3점을 상회하는 점수로 전체 사업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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