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제 등 다양한 치료옵션 등장…해외 사용 중인 닌라로 국내 미출시는 아쉬움
다발골수종 10년전 비해 희망적이라면 10년후 정복 가능할 것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와 다나-파버 암 연구소 수석 교수인 아이린 고브리얼 교수는 다양한 치료 옵션 등장으로 다발골수종이 관리가 가능해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치료가 어려웠던 다발골수종에 주사제부터 경구제 의약품이 출시되고 있어 높은 치료율은 물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의료진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등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와 다나-파버 암 연구소 수석 교수인 아이린 고브리얼 교수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 지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완치가 까다롭고 특히 재발율이 높아 치요율이 떨어진다"며 "반복된 재발로 어떤 치료제도 들지 않는 불응성 상태에 이르게 되며, 암 세포가 전이되거나 다른 장기를 손상시켜 결국 환자가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다발골수종 치료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고령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질환이지만 최근 들어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병하고 있다"며 "특히 30대에 발병해,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예상 외로 많다"고 우려했다.

다발골수종은 고령의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생되다보니 약물 부작용, 치료 관계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령환자들에게는 다른 치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민창기 교수는 "고령환자들은 체력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분들이 많고, 이들의 경우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는 약제를 사용하기 어려워 치료에 다소 제한이 있다"며 "독성이 발생하면 항암 치료제는 지속성을 잃게 되고, 이는 곧 치료 효과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고령 환자 치료에 있어 항암제의 두 측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고령환자를 고려해 낮은 용량으로 치료하다 오히려 항암 반응을 얻지 못해 치료에 실패할 수 있다"며 "고령이더라도 독성과 항암 반응을 모두 고려해 항암 효과를 적절하게 얻는 것이 생존 기간 유지에 도움이 되는데 이러한 사항들이 다발골수종 치료를 까다롭게 만든다"고 밝혔다.

아이린 교수도 "치료제에서 얻을 수 있는 반응과, 치료 부작용의 한 측면인 독성 간의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치료제의 중요성과 함께 복약 순응도에 대해 강조했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대부분 고령환자이다 보니 병원 방문에 어려움을 겪고 주사제 치료에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중 혼자 내원하는 환자는 3명 중 1명 꼴이다. 즉, 60~70%는 누군가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반자는 자신의 시간과 함께 교통비 등 경제적 측면에서 손실을 보게 된다

주사제와 함께 경구제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지난 2017년 7월에 닌라로가 허가를 받았지만 미출시 상태이다.

민창기 교수는 "환자 상태에 맞게 공격적인 치료 전략을 택하거나 장기적인 유지가 필요한 치료 전략을 택하는 등,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제공해며 그럴수록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닌라로 같은 경구제의 경우 단순히 효과만 우수할 뿐만 아니라 내약성, 안전성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약제다"라고 설명했다.

닌라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아이린 교수는 "닌라로는 최초의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이자 앞서 언급했듯이 내약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특히 고령 환자군에서 사용이 용이한 치료제"라며 "기존에 보르테조밉으로 치료받았던 환자군에서 보였던 부작용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과거 보르테조밉으로 치료받았던 환자들이 주 1회 혹은 주 2회 내원해야 했다면 상대적으로 닌라로는 높은 복용 편의성으로 병원 내원 횟수가 줄어들어 환자들의 삶의 질 또한 높아졌다는 특장점이 있다"며 닌라로의 복용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다나-파버 암 연구소 아이린 고브리얼 수석 교수

이처럼 다발골수종 치료제가 주사제에 이어 경구제가 등장하면서 치료율도 높이고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도 좋아지고 있는 만큼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다발골수종이 여러번의 재발과 관해가 반복되는 만큼 재발에 따른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꺽이지만 이제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이 관리가 가능했다는 것.

민창기 교수, 아이린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가 10년전에 비해 현재가 희망적으로 평가하면서 10년후에는 '다발골수종 정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모아 말했다.

민창기 교수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또한 재발이 자주 된다는 이유로 치료에 소극적인 환자들이 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다발골수종은 오히려 재발이 나타났을 때 진짜 치료가 시작되는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잘 활용해서 질환을 관리하다 보면 곧 더욱 효과 좋은 신약이 개발될 것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 연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나는 안 돼.”라는 생각을 버리고,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을 믿고 다발골수종은 여러 번의 재발과 관해가 반복되는 병이기 때문에 재발했다고 해서 쉽게 낙담하지 않았으면 한다"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린 교수는 "지금 시기는 다발골수종 환자, 의료진 모두에게 있어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다발골수종 확진을 받으면 거의 ‘사형 선고’처럼 여겨졌지만, 요즘의 다발골수종은 환자들이 수년 동안 만성 질환처럼 관리하며 일상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병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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