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의료기기에 대한 국가공급체계 마련으로 희귀난치질환자들에 치료기회 제공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어린이용 인공혈관 등 희귀질환자들에게 긴급하게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유통이 되지 않는 의료기기로 인해 환자는 물론 일선 의료진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지원체계가 마련됐다.

식약처는 지난 27일 ‘제9회 식품‧의약품 안전을 위한 열린 포럼’을 개최하고 오는 6월부터 시행할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제도’를 안내했다.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제도가 시행되면 환자들이 공급기관에 공급신청서를 제출하면 해당기관은 관세청에 수입신고를 하고 신고필증을 발급받는다. 이후 공급기관은 해외에서 의료기기를 수입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공급기관은 신청인에게 구입가격 및 배송비용 등을 포함해 청구를 하게 된다. 환자 및 보호자는 비용청구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납부하면 된다. 만약 납부하지 않을 경우 관련법에 따라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사업운영본부 김태권 본부장(사진)은 “제도가 시행되면 희귀난치질환자들이 치료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환자들에게 필요한 해외 의료기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본부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에 조심스럽지만 여기서 언급되는 공급기관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등 의료기기 관련기관 또는 단체가 될 것”이라면서 “이 기관들은 정부의 공급업무를 위탁받아 ▲공급 및 수요조사 ▲사전구매 및 보유 ▲공급신청서 접수 및 검토 ▲공급 및 사용확인 등 사후관리 ▲정보제공 등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태권 본부장은 지난 2017년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했던 고어텍스사를 예로들고 긴급도입이 필요한 의료기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태권 본부장은 “지난 2017년 희귀질환인 선천성 소아심장질환자에 사용되는 소아용 인공혈관 공급업체인 고어텍스사가 낮은 보험수가, GMP실사 부담을 이유로 철수했다”며 “이후에 공급부족으로 병원에서는 수술지연 등의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앞으로는 희소한 의료기기나 희귀질환자가 사용하는 의료기기, 또는 긴급도입이 필요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정부가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도균 교수 역시 “고어텍스는 떠난지 2년이 됐는데 아직도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며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도 인공혈관을 국가에서 공급을 좀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도균 교수는 “해외 의료기기 전시회에서 좋은 기술을 가진 제품들을 보면 제일먼저 드는 생각이 국내로 들여오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걱정이다”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안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제품들은 국가에서 빠르고 원활하게 공급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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