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6개 병원에서 시행된 고식적 항암치료 대규모 전향적·다기관 연구 결과 발표
93% 환자에서 두 가지 약제 복합요법 사용됨 확인돼…고식적 항암치료 권고사항과 일치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위암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고식적 항암치료의 효과를 증명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김진원 교수팀은 국내 전이성 및 재발성 위암 환자가 받는 1차 고식적 항암치료의 치료 적용 패턴과 환자의 삶의 질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일반적인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으나, 초기 단계를 지난 전이성 및 재발성 위암은 대부분 수술로 완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질병 완치가 아닌, 암 진행속도를 늦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명 연장을 목표로 시행하는 치료가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이다.
1차 고식적 항암치료 중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2차 항암치료로 변경하는데, 환자의 전신 상태가 치료를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면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남은 삶의 기간 동안에는 증상 완화치료만 시행하게 된다.
이 같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고식적 항암치료 권고안이 마련돼 있으며, 실제 적용되는 치료는 환자의 개별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국가별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1차 고식적 항암치료 예정인 527명의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26개 병원에서 대규모의 전향적·다기관 관찰연구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93.2%의 환자(491명)에서 위암의 1차 고식적 항암치료로 두 가지 약제(백금화합물과 플루오로피리미딘)의 복합 요법이 사용됐으며 이는 고식적 항암치료 권고안에서 권유되는 치료와 일치함이 확인됐다.
또한 1차 항암치료 시작 후 질환이 악화되지 않은 ‘중간 무진행 생존 기간’은 8.2개월, ‘전체 생존 기간’은 14.8개월로 위암 임상연구에서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진은 1차 고식적 항암치료가 시행되는 동안에 환자의 삶의 질 변화를 확인하고자 3개월 단위로 환자의 신체 및 역할 기능을 비롯해 감정 및 인지 기능, 피로감과 구토 등 24가지 항목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가 시행되는 동안 전반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은 심한 손상 없이 가벼운 변화만 보였고 일정 기간은 항암치료 전보다 상당 부분 호전된 상태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 교신저자인 이근욱 교수는 “항암치료를 시행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삶의 질 저하”라며 “전이성 위암에서 삶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항암치료임을 명확히 확인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김진원 교수(논문 제1저자) 또한 “많은 환자 및 보호자가 전이성 및 재발성 위암의 좋지 않은 예후와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항암치료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항암치료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