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GSK 4.7조원 계약… 스콜라락 및 국내 티움바이오도 기술 수출 성공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최근 글로벌 의약업계에서 TGF(Transforming growth factor)-β(베타) 저해제에 대한 기술 제휴 계약이 잇달아 성사되면서 이 후보 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GF-β는 생체 내 다양한 생리 과정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성장인자(형질전환증식인자)로, 암, 면역질환, 염증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5일, 독일 머크(Merck KGaA)는 현재 개발 중인 TGF-β 저해 및 PD-L1 억제제 ‘M7824(빈트라푸스프 알파)’의 공동 개발과 판매에 관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37억 유로(약 4조 7천500억 원) 규모의 제휴 계약을 맺었다.

‘M7824’는 이중 기능성 융합 단백질 면역치료제 후보 물질로, 단독 요법 및 타 치료제와의 병용 요법을 통해 다양한 암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계약에서 양 사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M7824’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MSD)’ 대조군을 비교 평가하는 임상시험의 공동 진행 등도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스콜라 락(Scholar Rock Holding Corporation)과 섬유증(Fibrosis) 치료를 위해 TGF-β 저해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길리어드는 스콜라 락의 후보 물질에 대한 전 세계 독점권을 갖는 대가로 계약금 8천만 달러(약 900억 원)을 포함한 총액 14억2천500만 달러(약 1조 6천억 원)와 별도의 제품 판매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올 1월에는 국내 기업 티움바이오가 이탈리아 키에시(Chiesi) 그룹에 TGF-β 활성 억제를 활용한 호흡기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NCE401’에 대한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티움바이오는 글로벌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키에시에 일임하는 대가로, 계약금 100만 달러(약 11억 원)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7천300만 달러(약 820억 원)를 받기로 했다.

이처럼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세포뿐 아니라 암의 미세 환경을 조절해야 암을 정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TGF-β의 신호를 차단하는 다양한 약제의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TGF-β의 섬유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암 치료제 관련 연구에서는 TGF-β 신호 억제제가 단독 요법보다는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 투여 시 치료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머크 세로노, 일라이 릴리, 사노피, 노바티스 등의 다국적 제약사에서 췌장암, 폐암, 위암, 식도암, 두경부암, 간암 등 TGF-β가 과다 발현되고 있는 암 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테라젠이텍스의 관계사 메드팩토는 TGF-β 저해제 ‘백토서팁(Vactosertib, TEW-7197)’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일부 확인한 바 있다. 메드팩토는 최근에는 식약처 승인 하에 대장암, 위암 환자 대상으로 ‘키트루다’, 폐암 환자 대상으로 ‘임핀지’(더발루맙,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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