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 탁월,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독일 메디카와 어깨 나란히 ‘뜨는 해’
본사 오인규 기자의 UAE 두바이 '아랍헬스 2019' 참관기+현지 영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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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아랍헬스=오인규 기자] 수년 동안 의료기기 분야 전문 기자로서 활동하며 많은 업체들과 인터뷰 및 간담회로 기사를 쓰고 교류를 하던 중 최근 중동 아랍헬스를 꼭 가봐야할 전시회로 강조하는 목소리가 컸다. 세계 의료기기 대표 전시회인 독일 메디카와 수년전부터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마디로 '핫한' 전시회라는 것이다.

올해도 역시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돼 총 66개국 4,2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전시기간 중 약 8만 5,000여명의 참관객이 방문하는 중동 최대의 전시회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살면서 한 번은 가보자 마음만 먹고 있던 찰나에 회사의 지원으로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아랍헬스 2019 현장을 찾아 마음껏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이재화 이사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10시간에 비행을 거쳐서 도착한 지은 지 얼마 안 된 깔끔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영상기기들을 점검하고 급한 기사를 마무리하고 바로 최고의 컨디션을 위해 잠을 청했지만 설레임 때문인지, 카타르에 패하며 한국축구대표팀을 직접 보지 못하게 된 아쉬움 탓인지 바로 잠에 들지 못했다.

국내 대표 의료기기 전시회 KIMES 주관사인 한국이엔엑스의 신승철 과장과 반가운 만남(왼쪽은 유투브 '채널의' 진행자 김원준 기자, 가운데가 접니다) 그리고 전시장 입구에 관람객들 모습

전시장에서 먼저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메드트로닉, 후지필름, 지멘스, 캐논, 드레가, 필립스. 삼성 등 굴지의 기업들이 펼치는 첨단 의료기술의 향연이었다.

AI와 VR,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이 접목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기술을 선보였고, 환자친화적 소재와 업그레이드 된 사용편의성으로 무장한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UAE 보건성과 현지 굴지의 헬스케어 회사인 VPS 그룹은 미래 의료기술들을 초현실 디자인과 흡사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부스를 환상적으로 조명하며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규모와 노력에 입이 딱벌어짐과 동시에 솔직히 부러움도 컸다.

그렇지만 한국관과 단독관 참여를 통해 앞선 기술을 뽐낸 국내 업체들도 발길을 붙잡았다. 22개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참여해 고유의 기술로만 구성한 수술실 쇼룸을 박순만 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사업단장에게 소개받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현장을 직접 찾아 업체들을 다수 격려했다.

중동 느낌은 없어도 괜찮아

우리나라 M사의 햄버거인데 먼가 다른 맛을 느꼈다. 두바이 지하철의 특징인 골드클래스, 여성과 어린이 전용칸

사막과 오아시스 그리고 낙타를 상상하고 아랍헬스를 왔다면 잘못된 번지수를 찾은 것이다. 전시장 가는 길에 고층건물들만 즐비한데 여의도와 잠실이 번갈아 나오는 상황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거주자의 90%가 외국인으로 구성돼있다고 하니 이슬람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두건의 일종인 '히잡'과 아랍 지역과 소수의 쿠르드족이 착용하는 머리에 두르는 천을 의미하는 '카피예'를 입은 남자가 지나가지 않으면 도통 중동 느낌이 없었다.

식사도 전시장뿐만 아니라 숙소에서도 굳이 현지식을 먹지 않아도 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익숙한 패스트푸드와 공항서 사온 맥주 한잔으로 하루 피로를 달래기도 하고 근처에 위치한 한식도 훌륭했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비싸지만 놀라울 정도로 메뉴가 다 있다. 귀국하는 날, 중동 지역에서 맛으로 알아준다는 레바논식을 일부러 찾아 먹어볼 정도로 부담 없이 보냈다.

배려와 차별 사이에서

두바이서 꼭 하나씩 챙겨온다는 기념품 '샌드보틀'을 제작하고 있다. 캐시미어 스카프 등을 합리적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전통 시장

숙소가 전시장까지 20분 내외로 가까웠던 관계로 즐겨 이용했던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달랐다.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별도에 칸을 만들어 배려하고, 동시에 맨 앞 공간을 골드클래스라고 지칭하며 2배 정도의 금액을 줘야지만 탈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놨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가 탑승하기에는 쉽지 않은 금액으로 극심한 빈부의 차를 조금은 느꼈다.

아랍헬스 현장도 정서는 이어졌다. 수년째 전시장 외곽으로 밀리고 있는 한국관. 올해를 기점으로 그마저도 축소하고 골드·실버·브론즈 스폰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얘기가 솔솔 들린다. 잘나가는 전시회 이면에는 철저한 자본논리가 숨겨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디어라고 쓰여 있는 명찰을 가지고 있음에도 입구에서 큰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고 되지도 않는 "니하오" 또는 영어를 하며 강제로 어깨동무 등 쓸데없는 장난을 거는 인종차별(?)도 약간 쓰게 맛봤다. ‘돈이 많은 나라지만 선진국은 아니다’라는 한마디로 대변할 수 있겠다.

지는 해와 뜨는 해

"별빛이 내린다" 아부다비 병원관리청이 꾸민 아름다운 부스와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만든 동심을 이끄는 첨단 영상진단의료기기

그래도 전시회 자체는 몹시 만족스러웠다. 특유의 열띤 분위기와 전 세계 의료기기 브랜드를 압축해 총망라한 듯한 다양하고 알찬 참가사들과 바이어 상담에 바쁜 국내 업체들 더불어 도처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로 활기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번 참관에 앞서 자주 들었던 이제 의료기기 제조업의 성지로 칭해지는 독일 메디카 보다 아랍헬스를 주목해야한다는 말들이 틀리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의 한 대표도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유럽 사람들이 오히려 합리적이지 못하다. 정을 생각하며 거래하는 업체와 많게는 100년 넘게 거래를 지속한다. 이는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며 “중동은 다르다. 성능이 좋고 가격이 경쟁력 있다면 받아들이는 것에 망설임이 없고 특히 아랍헬스 기간에 전시장을 찾은 왕족이나 UAE 보건 분야 관계자가 요즘도 부스 제품 전체를 사는 일이 있을 정도로 구매력도 탁월하다. 메디카는 '지는 해' 그리고 아랍헬스는 '뜨는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랍헬스라는 한 편의 4일야화

현장에서 아낌없는 지원으로 나를 감동시킨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김정상 홍보팀장과 한컷. 그리고 숙소 근처 에미레이트몰에서 레바논식 양갈비 구이를 곁들인 마지막 식사

이슬람 문학하면 떠오르는 아라비아 어로 쓰인 설화집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 어렸을 때 재밌게 읽었던 이야기들이 이번 아랍헬스를 4일간 겪으면서 새록새록 떠올랐다.

메디카, 중국 CMEF 등을 거치며 여러 국제 전시장을 둘러보며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특히 아랍헬스는 규모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쾌청한 날씨와 사이사이 들려오는 중동 특유의 기도와 명상 소리 그리고 흥겨운 분위기가 더해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들뜬 마음과 함께 또 가고 싶은 전시회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미디어 명찰을 따로 만들고 현지에서 배포되는 다양한 형식의 아랍헬스 관련 책자와 신문도 집중해서 살펴봤다. 국내 최고 의료기기 전시회 KIMES(키메스) 공식후원사에 속한 기자로서 매년 국문판·영문판 특별 신문을 만드는 노하우로 업체들을 붐업 시키고,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은 모색하는 것은 매번 해외전시회 마다 떠올려보는 나만의 숙제다.

기사와 더불어 영상까지 준비하며 고된 시간이었지만 벌써 또 내년 전시회가 기대가 되는 것은 왜일까. 그만큼 끝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는 최정상 의료기기 전시회라는 발전상의 매료된 것이 아닐지. 다시 만날 그때 들려오는 “니하오” 보다 “안녕하세요”를 기다리며 전시회를 다시금 관람하고 업체들과 소통하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바이바이~두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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