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명절 스트레스 등 건강한 명절 보내기 위한 꿀팁 제공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본격적인 명절 귀성길이 시작됐다. 연휴 중에 몸과 마음에서 보내는 건강신호를 잘 살펴 건강한 명절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경희의료원 의료진과 함께 명절 연휴에 특히 주의해야 할 건강신호에 대해 알아봤다.

■ 우울증 2주 지속되면 적절한 치료로 만성 예방해야
-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

오랜만에 온 가족이 만나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이지만, 실제로는 명절 스트레스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핵가족으로 살던 주부들이 명절기간 동안 가부장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대가족 체제를 경험하며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를 받고 평소와 다른 과도한 가사노동은 여성의 신체적 피로를 가중시킨다.

남성 중심적인 제사문화 속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능력이나 사회적 역할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명절을 보내는데 필요한 일꾼이 되는 상황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다. 여기에 시댁과 갈등이 있거나 남편이 상대적으로 친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 긴장과 분노, 좌절감 등의 불쾌한 감정은 더욱 커지고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심각해지면 우울증 증세로 발전할 수 있다.

김종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 여성은 이러한 상황을 수긍하고 받아들였지만, 젊은 여성은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세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더 큰 반발심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고맙다’, ‘수고했다’라는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가장 큰 명약”이라고 덧붙였다.

정신적·신체적 증상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예방해야 한다.

■ 명절음식, 편한 자세로 충분히 휴식 취하면서 준비해야
- 재활의학과 전진만 교수

장시간 서있는 상태로 음식을 준비하는 여성의 경우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준비하다보면 등이 구부정해지고 얼굴이 앞으로 빠져나오기 쉬워 거북목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 주위 근육이 굳어지면서 목의 배열이 정상인 C자형이 아닌 거북이와 같은 일자형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전진만 재활의학과 교수는 “부적절한 자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몸과 어깨가 뻣뻣해지기 쉽고 이때 목에서 발생한 충격이 머리로 전달 될 수 있기 때문에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통증은 명절이 끝난 뒤, 갑자기 몰려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찜질이 효과적이다. 어깨나 무릎 관절이 붓거나 뻣뻣할 때에는 이틀 동안 한번에 2분 정도 냉찜질을 해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3~4일 통증이 계속될 때에는 따뜻한 온찜질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준다. 또 굳어진 근육을 마사지나 스트레칭으로 부드럽게 풀어준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과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해 빨리 생활리듬을 찾도록 한다.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장기간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 물리치료나 주사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잠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를 취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다리에 힘줄이 튀어나오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전진만 교수는 “잠 잘 때 쿠션이나 베개에 다리를 올려놓으면 낮 동안 하체에 뭉쳐있던 혈액이 중력에 따라 심장으로 쉽게 흡수되며 부종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요리할 땐, 화상 주의! 설거지 할 땐, 습진 주의!
- 피부과 신민경 교수


명절 제사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는 ‘전’이다. 오랜 시간 전을 부치다 보면 손등에 기름이 튀기 쉬운데,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힌 뒤, 상처를 살펴봐야 한다.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은 있지만 물집이 없다면 1도 화상으로 염증이 없는 한 3~6일이면 흉터 없이 치유된다. 하지만 물집이 생겼다면 최소 2도 이상의 화상이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소독거즈나 붕대, 수건으로 화상부위를 덮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화상으로 생긴 물집을 강제적으로 터트리는 환자가 많다”라며 “물집은 일시적으로 화상 부위에 세균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새 피부가 돋아나는데 도움이 되므로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물집을 터뜨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거지 등 평소보다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주부습진이 발생할 수 있다. 습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물이나 세제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한다. 설거지는 한꺼번에 모아서 짧은 시간에 하고 고무장갑 속에 얇은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민경 교수는 “설거지를 하거나 손을 씻은 후에는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의 지질막을 보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허리 부담 줄이려면 교대 운전 또는 1~2시간 간격 스트레칭 필수
-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

귀성길은 늘 설레고 행복하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은 생각만으로도 피로감을 증폭시킨다. 빨리 도착하기 위해 장시간 쉬지 않고 운전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쉽게 접한다.

장시간 동안의 운전은 ‘몸’과 ‘마음’을 모두 지치게 한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체중이 허리에 집중적으로 쏠려 만성 요통을 유발하며,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1.5배의 하중을 주어 원활한 혈액순환을 막는다.

또한, 장거리 운전과 교통체증은 운전자의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교통 정체 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정신적 피로를 동반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난폭해지기 쉽다.

정덕환 정형외과 교수는 “장시간 운전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많은 운전자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뒷주머니에 휴대폰이나 지갑을 넣어둔 채로 운전하는 것인데, 이런 작은 행동이 몸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장기간 운전 시에는 최대한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전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거리 운전에 따른 몸과 마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대 운전을 하거나 1~2시간 마다 차에서 내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고, 자주 환기를 시켜 맑은 공기를 쐬면서 기분 전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자녀·손주 스마트폰 보다는 같이 음식 만들거나 바깥활동이 좋아
- 안과 진경현 교수

명절 내내 우리 아이의 시력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멈출 수 없는 유혹, 스마트폰’이다. 장시간 이동할 때 지루해하는 아이를 위해 쉽게 손에 들려주는 스마트폰과 게임기.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의 반가움도 잠시,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아이들과 이를 방치하게 되는 어른들, 우리가 쉽게 만나는 명절의 풍경이 됐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영상 시청 등을 하면서 오랫동안 집중하면 우리 눈이 가까운 곳을 볼 때 사용하는 조절근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다. 특히 달리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우리 눈의 초점이 흔들리고 눈 근육에 피로감이 생기는데, 이때 흔들리는 상이 뇌로 전달되면 근시 유발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이는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가 스마트폰을 오래 해 눈이 나빠진 것 같다고 바로 검사를 하면 근시로 측정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근시상태가 되는 가성근시인 경우가 많다.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진경현 교수는 “가성근시의 경우,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면 눈은 정상으로 돌아오는데도 불구하고, 정밀검사 없이 그냥 안경을 착용하게 되면 (근시가 아님에도) 영구적으로 근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기간 동안 스마트폰 게임, 게임기 사용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정하고, 야외에서 충분히 뛰어놀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 눈이 피로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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