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설문조사, 정부와 의료계의 대책 '미흡하다' 인식
법적 장치외에 의사와 환자 신뢰 구축 중요성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미진 인턴기자, 전북대 의대 본과2학년> 최근 故임세원 교수 사건으로 사회 쟁점화 되고 있는 의료인 폭행사건에 대해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도 심각한 우려와 함께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최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를 통해 ‘의대생이 바라본 의료인의 폭행 사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제시됐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20여개 대학 의대생들은 향후 의료인이 될 입장에서 미래의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과 불안함, 두려움이 많았고, 의료인들에 대한 보호가 취약한 현실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선배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의료인에 대한 폭행이 발생하는 이유는?

폭행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의대생들은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의사를 나쁜 방향으로 노출함에 따른 의사의 이미지손상 △의료인에 대한 존중과 신뢰도의 부족 △‘폭행을 하면 안 된다’라는 인식의 부족 △의료서비스를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문제 등과 같은 ‘사람들의 의식문제’를 꼽았다.

먼저 의대생 A씨는 “의사들이 계속 이익만을 추구하고 진료 시 태도가 좋지 않아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태도가 좋지 않다고 해서 폭행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며 “의사라는 직업이 환자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일종의 서비스직이고 의사의 태도로 환자가 영향을 쉽게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환자들이 의사를 생각하는 태도, 의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안 좋아 졌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환자를 마주하는 상황자체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위험하다 △가해자들에게 페널티가 적다 △열악한 의료 환경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의대생 B씨는 “건강보험 등 의료보장 확대로 모든 국민들이 어느 정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로 인해 병원 문턱이 낮아져 많은 사람들이 적은 돈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기대치만큼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게 되면 시스템 탓이 아닌 의료인 탓으로 생각해서 폭행이 자꾸 발생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의대생들은 환자의 의사에 대한 인식의 문제 뿐 아니라 의료제도 및 의료시스템의 부재도 의료인 폭행을 일으키는 중요한 이유로 지목했다.

의대생 C씨는 “의료인으로서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정작 본인들의 안전은 보장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의료인으로서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될 텐데 환자 대 의료인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존중이 있어야하지 않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 의료폭행 사건 예방을 위한 대응책은?

의대생들은 의료인 폭행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 및 국회, 의료계 차원의 대응책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따라서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대생들의 생각은 △사건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 △잠시 이슈가 될 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등 여전히 정부 차원의 사태해결에 대한 신뢰 부족과 불만족을 드러냈다.

그 대안으로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 △경호원 등 보호시스템 강화 △환자들의 인식변화 △건강보험체계 보완 등을 제안했다.

의대생 D씨는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에 대한 대응은 현행법적으로는 적절히 처리되는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문제들이 공론화되고 심각성이 인식됐다고 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게 느껴진다”고 실토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료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와 제반 시스템은 현장에서 정착되지 못한 것 같고,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회복 주장 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점도 의료인 폭력 문제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기엔 부족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의대생들은 조속한 시일내에 안전한 진료 환경이 구축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유관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희망했다.

한편 의대생 대표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이동재 회장은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폭행 재발을 막기 위해 최근 정부와 국회, 의협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병원 진료 안전 문제는 실습에 참여하는 의대생들과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안전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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