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2개국, 박물관·미술관 62곳 견문기…서울대병원 홍보팀 피지영씨 집필 '화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에 근무하는 피지영 사원이 3개월 간 유럽 12개국, 박물관·미술관 62곳을 다니며 그려낸 서양미술 이야기 ‘유럽미술여행’이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로마 △피렌체·베네치아 △이탈리아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오스트리아·체코 △독일 △프랑스 △벨기에·네덜란드 △영국 △러시아 등 작가가 직접 둘러본 지역의 미술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여행기가 아니라 마치 저자를 가이드로 삼아 유럽 현지에서 듣는 ‘서양 미술 투어’라는 것이 다른 미술 관련 전문 서적과 차별화된 점이다.

중세의 종교화부터 르네상스의 천재들, 바로크 화가들의 혁신기법은 물론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회화, 조각, 건축을 초보자에게 들려주듯 쉽게 해설하고 있다.

특히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보다는 ‘모나리자 관람객을 관람하기’등 전시공간의 뒷이야기와 작품에 얽힌 사연들을 위주로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찼다.

저자인 서울대병원 홍보팀 피지영 사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목적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서양미술과 유럽미술 여행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갖게끔 부추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미술과는 아무런 관련성도 없이 40여년을 살았던 병원 관계자가 어느 날 사내 사이버 강의로 들었던 ‘서양미술’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문을 여는 이 책은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저자가 택한 공부법은 3년 간 관련 서적 1000권 읽기로 서양미술 전문가가 되기 위해 그리스 신화, 성경, 유렵 역사, 문학, 철학 등을 다수 접했다.

이 과정 속에서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도슨트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서울대병원에서 ‘점심시간 서양미술 강의’와 주말에는 도서관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 피지영 씨.

■ "알기 쉬운 나만의 미술 이야기를 펴내고 싶었다"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에서 25년 동안 몸담아온 피지영 씨가 병원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일 수도 있는 미술 관련 서적을 쓰게 된 계기는 ‘독서’에서 비롯됐다.

피지영 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미술에 관심이 생긴 시점에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독서’를 선택했다.

피지영 씨는 “3년간 1000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책을 읽으면서 앞선 전문가들의 지식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싶었고 꾸준히 노력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를 통해 미술과 호흡하면서 자신만의 또 다른 계획을 세웠다. 책 1000권을 읽는 순간 스스로에게 직접 ‘로마대상’과 ‘그랜드투어’를 선물하겠다는 것.

결국 피지영 씨는 자신에게 한 약속대로 미술 서적 1000권을 읽은 후, 3개월이라는 무급휴직 기간 동안 유럽여행을 떠났고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쓰는 ‘작가’로 성장했다.

그는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미술을 자신이 그래왔던 것처럼 독자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피지영 씨는 “지금은 서울대병원 직원들과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씩 강의도 하고 있다”며 “미술이라는 것이 어렵기만 하거나, 고고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일반인들도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 씨는 이어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의 여행을 통해 한 권의 책을 펴내기 까지 많은 응원과 도움을 준 서울대병원 홍보팀 동료들과 나에게 미술에 관심을 갖게끔 해준 서울대병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펴낸이: 피지영
△펴낸곳: BOOKK
△판형: A5
△가격: 1만6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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