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서울대병원, 조현병 치료제 반응성 예측 관련 연구…맞춤형 치료 시행 기대감 상승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조현병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조현병 치료제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해 조기에 적절한 항정신병 약물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화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사진 왼쪽)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제1저자: 분당서울대병원 김서영 임상강사)은 조기에 치료 반응을 예측해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최근 진행했다.

조현병은 1차 항정신약물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치료 반응성 조현병과 1차 치료제에 반응이 없어 클로자핀(clozapine) 약물에만 호전을 보이는 치료 저항성 조현병으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실제 환자에게 1차 항정신병약물로 치료를 해보기 전에는 치료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치료 저항성 환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 전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문제가 있었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17년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치료 반응성 환자에 비해 도파민 생성이 10% 이상 적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에 입각한 병태 생리적(질환의 발병원인과 진행과정) 차이를 밝혀내는데 성공한 연구팀이다.

즉, 약물 투여 전 치료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연구는 조현병 환자 중 치료 반응성 환자 12명, 치료 저항성 환자 12명, 건강자원자 12명을 대상으로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 영역간의 연결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냅스 전 도파민 생성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최첨단 DOPA 양성자단층촬영도 실시됐다.

연구결과, 조현병 치료 반응성 환자의 경우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시냅스 전 도파민 생성 정도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X축은 뇌의 기능적 연결성, Y축은 시냅스 전 도파민 생성 정도를 나타낸다. 각 그룹별로 상관관계의 양상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특히 치료반응성 환자의 경우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반면 치료 저항성 환자에서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같은 조현병이라도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성에 따라 병태 생리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선조체-전두엽의 기능적 연결성과 시냅스 전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조현병 치료 저항성 환자와 반응성 환자를 구분하고 이에 따라 조기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의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 뇌영상인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과 뇌 양성자단층 촬영을 동시에 적용해 조현병의 병태 생리를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연구결과 밝혀진 내용을 통해 조현병 환자 맞춤 치료의 길을 열고 조현병 원인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정신과학 및 임상심리학의 권위지인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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