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 한국 환자 후향적 분석 연구 결과…환자 88.9% 안정 반응 확인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의료진이 그동안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직장 원발 부위 신경내분비 종양에서 소마툴린 오토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를 발표해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종앙내과 유창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최근 후향적 연구분석을 통해 한국 환자에게서 신경내분비 종양 치료제인 소마툴린 오토젤(란레오타이드 아세테이트)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며 실제임상근거에 기반한 논문을 발표했다.

소마툴린 오토젤은 기존 무작위 3상 임상연구인 CLARINET study를 통해 한국에서 위, 장, 췌장계 신경내분비 종양의 치료제로 2015년 8월 승인을 받았고, 2016년 4월에 급여가 됐다.

그러나 CLARINET study에는 아시아 인종의 참여가 제한적이었고, Ki-67 index 10% 이하인 환자들만 등록되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소마툴린 오토젤로 치료받은 한국인 환자를 후향적으로 분석했고, 2017 WHO 분류시스템에 따라 신경내분비 종양 등급을 재분류했다.

분석 결과 CALRINET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던 Ki-67 index가 10% 초과인 환자가 절반에 가까운 47.6% 비율로 포함돼 있었으며,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원발 부위 직장인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Hindgut NET)도 22.2% 포함되어 있었다.

2015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소마툴린 오토젤로 치료받은 분화가 좋은(Well differentiated)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64명 중 소마툴린 오토젤 단독으로 치료받은 45명의 환자들을 후향 분석했다.

RECIST v1.1 종양반응평가 기준으로 대부분의 환자(88.9%)에서 안정반응(Stable Disease)를 보여줬고, 한 명의 환자에서 종양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부분관해(Partial response)를 보여 종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6.4개월(신뢰구간[CI], 9.5-23.3개월)이었고, 원발 부위에 따른 무진행 생존기간의 차이는 없었다. 특히 간 종양 부피(Hepatic tumor volume)가 25%를 초과하거나 이전에 전신치료를 받은 경우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질병진행위험이 각각 1.7배,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으로는 1~2등급의 경미한 상복부 통증, 오심, 설사 등이 나타나 기존 연구 결과와 같이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창훈 교수는 “200여 명의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CLARINET 임상을 통해 소마툴린 오토젤은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하지만 한국 환자들의 임상적 자료는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 논문을 통해 신경내분비종양 한국인 환자들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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