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윈윈 파트너십 바탕 압축적 R&D성과 ‘새로운 방식’ 선보여
[제약사 신년 CEO 릴레이 인터뷰]-유한양행 이정희사장

2019년 7% 매출성장목표에 R&D투자는 50%이상 확대 계획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유한양행은 신약개발 기술수출 대박으로 2019년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올해 경영의 핵심 과제도 신약개발과 글로벌 이다. 마침내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가도에 탄력이 붇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새해 최근 이뤄진 기술수출 신약의 임상 등 진전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전사적 글로벌화 대비태세 확립에 온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이 회사 이정희 사장(사진)이 밝힌 2019년 유한양행의 비전이다. 이정희 사장은 외형 1등은 물론 신약개발을 통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유한양행으로의 탈바꿈을 이뤄 ‘그레이트 유한’을 완성해야 한다며 취임 이래 R&D기업 변신을 주도해왔다.

유한양행은 주지하다시피 최근 제약·바이오업계 R&D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물론 조 단위 기술수출의 연이은 성공이 그 원인 이지만 유한만의 방식으로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한 방식은 ‘신뢰·윈윈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압축적 R&D성과’를 지칭한다.

지난해 11월 얀센과 맺은 1조4500억 규모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의 경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과라는 점에서 보다 큰 관심을 끌었다. 이정희 사장은 “사장에 취임한 이후 우리의 연구개발 능력이 이 분야 선도 업체들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고 느꼈고, 그 거리를 좁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 바이오 벤처와의 오픈 이노베이션 이었다”며, “다수의 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고, 그 중 하나인 제노스코의 비소세포폐암치료 신약 레이저티닙이 다행스럽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실 유한양행은 최근 4년동안 제노스코 포함 19개사에 1900억원 가량을 투자, 바이오 및 항암제 신약 개발에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해 놓고 있다. 이 사장은 “그들(스타트업, 바이오 벤처)은 기술이 있고, 우리는 자본과 인력이 있어 서로 보완적 관계”라며, “이번과 같은 성공이 이어질 경우 바이오 벤처 토양이 비옥해 지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이뤄진 길리어드와의 NASH(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도 전례 없는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희 사장은 “이번의 경우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 이끌어낸 성과”라고 소개했다. 이정희 사장 등 유한양행 임원들은 지난해 5월 길리어드 본사를 방문했다. 유한은 길리어드 주요 품목의 영업·마케팅부문 한국 파트너였고, 양사는 오랫동안 성공적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그 만큼 신뢰가 깊었던 것. 이정희 사장은 방문에서 길리어드측에 양사 연구소간 교류 활성화를 요청했다. 자체 탐색중인 NASH 신물질 개발현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자문을 청했다. 그 과정에서 기술수출의 예상치 못한 성과가 이뤄졌다. 이정희 사장은 “우리 연구의 어떤 부분이 관련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길리어드의 신약개발 연구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2개월 반 정도의 짧은 기간에 양사간 계약이 이뤄졌다”며, “서로간 신뢰가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최근 4년간(2015년~2018년) 투자현황

법인명

최초취득일자

투자금액

주요사업

바이오니아

2015년 9월

100억

바이오, 분자진단

코스온

2015년 10월

400억

화장품 ODM

제넥신

2015년 12월

500억

항체융합단백질, 면역치료

BSL

2015년 12월

20억

의료기기

파멥신

2016년 4월

30억

항암 항체치료

SORRENTO

2016년 4월

121억

면역항암제

이뮨온시아

2016년 6월

118억

면역항암제

Neo ImmuneTECH

2016년 7월

35억

단백질 신약

GENOSCO

2016년 8월

77억

표적항암제

씨앤씨

2016년 11월

25억

오랄케어 용품

바이오포아

2017년 3월

20억

동물용 백신

워랜텍

2017년 3월

20억

임플란트

유한필리아

2017년 4월

70억

뷰티헬스 사업

에드파마

2017년 11월

50억

의약품

칭다오 세브란스

2017년 11월

200억

종합병원 합작 출자

Yuhan USA

2018년 3월

20억

의약품 연구개발

Yuhan Uzbekistan

2018년 4월

10억

의약품 판매

브릿지바이오

2018년 5월

20억

바이오 신약개발

굳티셀

2018년 7월

50억

자가면역질환 세포치료제

유한양행에 있어 2019년은 몹시 중요하다. 기술수출 신약후보물질들의 진전된 개발성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올해 레이저티닙 폐암치료제 글로벌 3상 시험 개시 및 NASH 치료 신물질의 미국 IND가 추진된다.

이정희 사장은 특히 자체 개발 NASH 신물질의 올해 계획과 관련, “올해 4분기내 후보물질이 도출되고, 올해 말쯤 미국 IND신청이 이뤄져 내년 1분기 글로벌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올해 R&D투자의 대폭 확대가 계획돼 있다. 매출목표 대비 10.1%인 1657억원의 R&D 비용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64억(매출액 대비 6.9%) 보다 무려 56% 늘어난 수치이다.

유한양행의 2019년 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또 있다. 글로벌에 대한 대비이다.

이정희 사장은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느낀 점은 결국 사람이 (기술수출 등의 성과) 이뤄낸다는 것이다. 상호 대화라는 최소한의 수단을 갖추지 못하는 성황에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교육, 그 중에서도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정희 사장은 취임 후 교욱 예산을 대폭 늘렸다. 그의 취임 전 5억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지난해 23~24억까지 늘렸다. 올해는 더 늘릴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기술수출 과정에서 나름 교육 강화의 성과를 확인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정을 내부 역량으로 소화한 것. 이정희 사장은 “우리끼리 여담으로 ‘다른 회사의 글로벌 기술수출 대행도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며, “임원승진 시 영어구술시험을 통과하도록 하는 등 직원들 이 글로벌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자기개발을 위한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한양행 주식의 시가 총액이 최소 6조이상은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1주당 50만원은 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신약개발 기술력에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 신규사업 성과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정희 사장은 현재 3조원 정도인 유한양행 시가총액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풍부한 자산에 넉넉한 현금 보유액, 건전한 재무구조, 적절한 투자, 높은 매출실적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주가 부양의 단기적 방법을 동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는 “R&D 등 체질개선을 이루고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해 4%정도의 매출성장을 이뤘다. 올해는 7%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성장세가 다소 꺾였다. 올해 또한 큰 성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R&D투자를 대폭 늘리고, 여기에 신규사업 투자 확대, 교육비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희 사장은 “유한양행의 미래비전은 저의 임기 내에 맞춰져 있지 않다”며,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맞춰 계획을 짜고 실천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리경영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의지입니다. 절대 못하게 하는 회사, 느슨한 회사, 꿰고 있으면서 모르는 채 하는 회사 등 3부류가 있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이기도 한 이정희 사장은 “매출이 줄어도 감수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에 더해 “CSO(판매대행사) 이용 제약사의 수수료율이 30~40%에 이르는 경우 불법행위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공멸을 부르는 리베이트 문제에 회원사라고 해서 싸고도는 것에는 반대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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