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에 효소·효모 작용해 사케 탄생

[의학신문·일간보사] 지난 편에서 설명한 알코올 발효의 공식을 상기해 보자.

효모가 당분에 작용하여 당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변화시키는 공식이다. 이것이 발효주의 기본 공식이다.

당을 포함하는 포도를 으깨어서 밀봉해서 보관하면 포도 껍질에 있는 효모가 당을 알코올로 변하게 하여 포도주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양조(발효)주에서 세분해 보면 단(순)발효이다.

인간의 지혜는 끝이 없었다. 당분만을 구하기는 양이 부족했던 것이다.

주위에 널려 있는 곡식(쌀, 보리, 귀리 등)의 전분(탄수화물)을 가지고 술을 만들 수는 없을까 궁리하였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내었다. 전분에 효소(당화 효소)를 작용시키면 전분을 당으로 만들 수 있었다. 우리가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이 침 속의 아밀라아제라는 당화 효소가 작용하여 당화시키기 때문이다. 식혜를 만들 때 엿기름을 사용하는 것도 엿기름 속에 있는 당화 효소 때문에 단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즉, 전분에서 당화 효소로 당을 만들고 여기에 효모가 작용해서 알코올을 만드는 것을 복(합)발효라고 한다.

발효의 종류

▲단(순)발효= 당을 효모에 의해서 알코올로 만드는 발효이다. 포도주가 대표적이다.

▲복(합)발효= 쌀, 보리 등의 원료는 전분을 포함하지만 당분을 포함하지 않은 원료이다. 전분에 누룩곰팡이(속에 당화 효소가 있음)를 작용시키면 전분이 당화(당화작용)되어 당이 되고, 여기에 효모를 작용시키면 알코올 발효가 되는 것이다. 막걸리, 청주(한국), 일본 사케, 맥주, 중국 소흥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복(합)발효는 다시 단행 복발효와 병행 복발효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의 기전은 다음과 같다.

△단행 복발효= 당화작용과 알코올 발효를 각각 따로 실시하는 것으로 보리를 맥아로 만든 후에(이 속에 당화효소가 있음) 당화된 맥아즙을 만들고, 그 후에 맥아즙에 효모를 넣어 알코올을 만드는 것이다. 맥주가 여기에 속한다.

△병행 복발효= 당화와 알코올 발효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법이다. 쌀, 누룩, 효모를 동시에 넣고, 당화작용과 알코올 발효를 동시에 하는 방법이다. 일본 사케, 막걸리가 여기에 속한다.

즉 이 연재에서 취급하는 사케의 발효는 병행 복발효임을 기억하면서, 뒤 편 사케의 제조과정에서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될 것이다. 잘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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